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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Nov 30. 2021

소문난 징징이

절대 뒤돌아보지 마!

아, 저걸로 할 걸 그랬나?
역시, 그걸로 해야 했어!

결정하고 나서 뒤따라오는 생각은 정해져 있었다. 내린 결정에 대한 집중보다는 고민하다 돌아섰던 다른 쪽에 눈길이 먼저 갔다. 어떤 선택도 완벽할 수 없기에 스스로 가지는 확신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했다. 고르는 것마다 아쉬움이 남았고, 남의 떡이 매번 커 보였다. 만약 다르게 정했다면 지금보다 나았을 거라는 의심이 늘 승리했다. 엎질러진 물은 어쩔 수 없는데도 주워 담는 헛수고를 반복했다. 의미 없고 불필요한 행위는 날 징징이로 만들었다. '아이고, 아쉬워라. 징징 ㅜㅜ. 아이고, 후회된다. 징징 ㅠㅠ.' 이미 끝난 일 가지고 계속 붙잡고 있는 모습에 질린 이가 한둘이 아니었다. 대놓고 표현했든 안 했든 그러고 있는 모습은 아름답지 못했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두고 앞을 봐야 했지만 그땐 어려웠다. 내 선택과 결정이 모자라게만 보여서. 모자람이 모여 인생을 낭떠러지로 몰아갈 것만 같아서.


에이! 여기가 더 싸네?
이런! 지금 할인하네?

한숨 섞인 현재의 목소리는  것이 아니다. 물건을 사고   다른 곳과 따져보는 아내 입에서 .  당시엔 최선의 방법으로 구입했으나, 나중에 알게 되면  실망한다. 매우 익숙하다. 내가 그랬었다. 비단 물건 사는 것뿐만 아니라 벌어지는 모든 에서. 다행히 안타까운 일인  멀지 않은 과거에 깨달았다. 깨달음이 자주 그렇듯 어느 순간 갑자기 알게 되었다. 오랫동안 반복되는 징징에 지쳐있던 내가 안쓰러웠다.  이렇지.  이래야만 하나. 무슨 의미가 있을까. 스스로 계속 물었다. 자꾸  결정을 믿지 못하는 이유를. 어쩔  없이 벌어지는 차이를  부족함으로 몰아가는 까닭을.


자신이 없었다. 생각과 마음정했지만 당당하지 못했다. A라는 선택이 부족해 보여서가 아니었다. B였어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것을 골라도 확신이 부족했다. 결심 후에도 다른 쪽을 기웃거리며 모자란 자신감을 확인했다. '역시  선택은 틀렸어. 현명하지 못해서 그래.' 마음이 건강하지 않았다. 자신을 믿기 어려워했다. 남이  옳고 좋아 보였다. 선택과 후회를 꾸역꾸역 하며 지내왔다. 뒤돌아보며 징징대던 시간은  나은 변화를 방해했다. 충분했던 오랜 삽질 덕분인지 문득 머릿속 알람이 울렸다. '아무 의미가 없구나. 지난 과거에 묶여 있는  쓸모가 없구나.'


이제는 돌아보지 않는다. 마음을 정할 때까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여러 선택지를 둘러본다. 내게 맞고 끌리는 것으로 정한 뒤에는 절대 옆도, 뒤도 보지 않는다. 최대한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사후에 들어오는 정보는 혼란스럽게  뿐이다.  알고 싶어 하지 않고 찾아보지도 않는다. 정보를 원천 차단하면 편안해진다. 아무리 막으려 해도 흘러 들어오는  완벽히 막긴 역부족이다. 자기 일처럼 정보를 가져다주며 '이랬어야 했는데'라며 걱정을 던지는 사람 때문에. (제발!) 그럭저럭  막아내고 있고, 혹시 새어 들어와도 괜찮다.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때  상황이었다면 같은 선택을 했을  안다. 이를 인정하면 더욱 나중에 돌아보는 의미가 사라진다. 어차피 감당해야  결과기에 지금과 미래를 걱정한다. 변치 않을 과거는 그대로 둔다.


 같은 마음가짐은 유리하다.   없이 많은 크고 작은 결정을 해나가는 인생을 헤쳐가는  유익하다. 과거에 묶여있던 예전에는  발짝도 제대로 나서기 어려웠다. 이미 벌어진 일의 다음을 고민해야 하는  '이럴 , 저럴 ' 매여서 황금 같은 지금을 흘려버리느라. 변화시킬  있는 시간에만 집중하면서 삶이 변했다. 고치고 바라고 이루고 싶은 것을 실제로 이루어낸다. 뒤돌아보지 않는 태도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준다. 후회하지 않는 자세는 긍정을 키운다. 어느 방향과 갈림길로 나아가든 자신을 믿고 당당하게 향한다. 벌어질 일은 벌어질 테고, 그러면 처리하면 되니까. 내가 가지 않은 쪽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안다.


우린 정답을 고르는  아니라 각자의 선택을 해나갈 뿐이다.  기억 속의 '소문난 징징이' 여기에 없다. 결정하면 돌아보지 않고 걸어간. 뒤를 돌아보는 유일한 이유는 추억을 살필 때뿐이다. 과거를 그리워하되 후회는 하지 않는다. 내가 사는 시간은 지금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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