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차 캄보디아 NGO 현장활동가의 솔직한 이야기.
우리나라의 대체적인 NGO는 한국에 본부를 두고 있고, 해외에 지부를 두거나
현지 NGO와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한국(본부)에서 1년을 일했고, 이 곳 캄보디아(지부)에서도 4년째 일을 하고 있다.
어쩌다 보니 현재 네 번째 NGO에서 일을 하고 있기도 하다.
NGO 경력이 5년쯤 되다 보니 최근 큰 슬럼프가 찾아왔고,
생각해보니 가장 큰 이유는 한국 NGO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닐까 했다.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이 한국 NGO만의 문제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내가 경험한 범위의 틀 안에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하나. 사업을 위한 충분한 사전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떤 사업을 위해서는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사전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 사업의 경우 그런 기간을 거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럴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데에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전조사를 할 예산이 없거나 기간이 부족한 등의 이유다.
사실 6개월만으로도 부족할지 모르는 사전조사 작업은 놀랍게도 1-2주 정도의 출장 안에서 끝이 난다.
그렇다 보니 사업의 대부분은 타당성을 가지지 못한 채 진행되게 마련이다.
진짜 현지분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우리가 하고 싶은 사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둘.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 경영에 있다.
NGO는 사람을 위한 일을 한다.
그런데 과연 NGO 조직원들을 위한 경영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사람을 위한 일을 한다면서 정작 자신의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안타깝게도 6개월~1년, 내가 몸담았던 NGO 대부분은 잦은 인력 변경이 있었다. 그중에 한 명이 나이기도 했다.
NGO의 특성상 정부나 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야 하다 보니 급여가 다른 회사들처럼 높지 않다.
그런데 한 명이 감당해야 할 업무가 지나치게 많아 야근을 해야만 일이 진행되는 구조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사명감을 요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NGO를 그만두려고 하면 어차피 다른 NGO에서 만날 거라며 결국 돌고 도는 것이 이 바닥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 외에도 각 NGO마다 인력에 관한 문제가 있겠지만 저런 이유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한다.
셋. 여전히 바뀌지 않는 꼰대 리더들에 있다.
나 역시도 젊은 꼰대인가 하여 쉽지 않은 이야기지만 여전히 NGO 리더급들은 꼰대들이 참 많다. 나이가 많아야 꼭 꼰대인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은 틀림이 없는데 여전히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들의 능력, 지난 경력들을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나 때는 말이야~’를 말하는 꼰대 리더들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
이렇다 보니 이제는 더 이상 어떤 NGO에 함께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고들 하지만 그 일을 하는 사람의 복지가 먼저 보장되어야 더 효율성 있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