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투비팜에 밤이 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에 가을바람까지 보태니 마음이 덜컹거린다.
몇 개의 전등 불빛에서 따뜻함을 건져낸다.
전등에 비친 탁자와 의자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다녀간 정든 이들의 얼굴이 하나 둘 스친다.
호두나무 아래의 어둠 속에서 웃음과 울먹임 그리고 크고 작은 말들이 오고 갔다.
나무 타는 소리와 삼겹살 익는 냄새 그리고 소주가 만들어 낸 착시가 있었다.
이 곳에 자리하기까지 세시간여의 이동이 있었고, 그제야 그들은 들숨 대신 긴 날숨들을 내쉰다.
휴~
그들이 있던 곳의 숨 가쁨이 전해져 온다.
그들의 숨소리에서 어제의 내 가쁜 호흡도 기억해 낸다.
다부지지 못한 우리는 익숙한 장소와 얼굴들에서 마음의 액셀을 밟아 버릇했다.
여기가 아닌 저기에서, 이 사람이 아닌 저 너머에 있는 사람에서 숨이 쉬어진다.
우리는 '낯 섬'의 엔진오일을 주입하며 삶의 동력을 얻는다.
아침나절의 숙취는 지난밤에 대한 후회를 불러 오지만 맑은 공기는 그들과 나를 다행히 부추겨 세워준다.
떠날 시간이 되자 다녀 가는 이들과 남아 있는 나는 서로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작별한다.
'같이'로 돌아가는 그들, '혼자'로 남는 나는 서로 아파해 줄 이유가 있어 보인다.
언젠가는 오투비팜의 낮과 밤, 나무와 풀 그리고 바람소리가 사람들에게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다른 채움을 예정하지 않는 날것 그대로의 쉼,
자연의 소소함에 노출하며 내 안에서 신호가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그런 게으른 쉼이 있으면 좋겠다.
안에서 올라오지 못했던 삶의 변곡점들은 밖이 바뀔 때마다 심하게 흔들리고 말았다.
내일은 비가 올 모양이다.
늦잠을 자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