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업상 4살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아이들을 마주한다.
나의 깊은 곳에 점거한 아픔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생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의 환한 빛으로 모두 상쇄된다. 이 아이들의 빛이 어떻게 더 밝고 강하게 뿜어질 수 있을까 고민하고 이끌다 보니 어느새 나도 환한 빛이 되어 있었다.
성장은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하여 손바닥 뒤집듯 짠하고 바뀌는 것이 아니라 순수함, 동심과 같은 깨끗하고 몽글한 것에 뿌리를 두고 차곡차곡 위로 옆으로 성장한다고.
그래서 나는 아이들을 통해 나의 성장이 시작된 지점을 마주할 때마다 무언가 덧대어져 있던 것들이 사라진다. 그리고 아이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나의 내면 한 곳을 돋보기로 보고 있는 듯하다.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차마 드러내지 못했던, 어떨 땐 그렇지 않은 척 혹은 그런 척을 해야만 했던 마음, 행동, 말들이 아이들에게서는 그냥 나온다. 그래서인지 아이들과 대화를 할 때나 아이들에게 행동 교정을 해줄 때 '아, 이거 나한테도 필요한 말인데..', '아 이건 나부터 변화해야겠다.'하고 마치 나를 보고, 나에게 이야기하는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또 아이들이 무심코 하는 말로 나의 머릿속 무언가가 깨지고 마음에서 울림이 일어날 때도 있다.
나는 아이들의 빛을 지켜주고 아이들은 나의 빛을 깨워 준다.
서로가 서로의 여리고 깨끗한 부분을 깨워주고 지켜주는 것, 이것이 사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