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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tatohands Jul 08. 2024

서른 후반에 첫아기를 낳고 좋은 점들

나는 결혼 10년 차에 아기를 낳게 되었고 서른 후반에 아기를 낳게 되어 좋은 점들을 적고 싶어졌다.


1. 직무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현재는 육아 휴직 중이라 나의 역할에는 변화가 생겼다.

나의 역할 중 살림은 30% / 육아 60% /  개인 생활 10%로 육아의 비중이 가장 높다.

집에서 혼자 아기를 보는 시간이 길고 생산적인 활동으로는 부족해진 생활용품을 구매하고 쓰레기를 정리하고 빨래를 돌리는 등 살림이 주된 나의 활동이다.


나이가 어렸다면 아기를 돌보는 시간 동안 나의 경력이 더 걱정되었을 테지만

이십 대 중반부터 삼십 대 중반까지 열심히 일해보고 후회가 남지 않을 사회경험을 해보았다고 생각되니

다시 복귀했을 때 조금 뒤처진 기분이 들더라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일반 회사원에게는 안식년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10년 정도 일한 시점에서 휴직 기를 길게 갖고 싶었다.


2. 청지기의 삶으로 성실하지만 지나친 욕심을 내지 않는 마음이 좋다.

나는 청지기의 삶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나에게 주어진 것 맡겨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삶이다.

청지기란 주인의 재산을 잘 관리하고 집안일 전반을 돌보며 다른 종들을 감독하는 책임을 맡았던 사람을 뜻한다.

이 삶이 온전히 내 것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원치 않는 일이 벌어졌을 때 인과관계에 내가 있기에 받아들이고 흘려보내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하지만 주인이 따로 있고 나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당장은 억울할 수 있지만

내가 못나서 또는 잘못해서 내가 원치 않은 상황에 닥친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이유로 당하게 되었기에 받아들이고 흘려보내기가 쉬워진다.


잠시 경력이 단절되는 육아기 시간 동안 나는 이 기간이 내가 선택하여 경력을 무 자르듯 잘라버린 것이 아니라

나에게 찾아온 주어진 아기를 돌보고 섬기고 품에 안아주는 일이 나에게 알 수 없는 이유로 나에게 주어진 것이라 여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이전에는 회사원으로 지금은 가정주부로 역할이 바뀌었기에

오늘 빨래를 잘하고 맛있게 된장찌개를 끓이고 졸려하는 아기를 재워주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에도 회사생활과는 다른 보람과 기쁨의 색깔이 있다.


3. 나다운 삼십 대 후반기를 아기와 함께 지내고 있다.

삼십 대 후반의 자유로움은 너무 약해지지도 남을 무시하지도 않는 나만의 하루하루를 꾸려가는 재미이다.

이것은 내가 장소를 옮겨 회사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늘 하루 느낄 수 있는 나의 보람과 기쁨들을 놓치지 말고 아기와 함께 한 주 동안 잘 느낄 수 있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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