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도서관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도서관

by 혜솔

세계에서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꼽힌다는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도서관을 가 보기로 했다. 특별한 이벤트가 있기 전엔 도서관 내부로는 들어갈 수없고 입구에서 내부를 바라만 볼 수 있는 도서관이라는 것도 모른 채....

얼마나 아름답기에 관람료에 사진 찍는 비용까지 내야 하는지 궁금하면서도 설레며 2층으로 올라갔다. 후에 알았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내는 것은 사진에 대한 저작권료라는 것을...


이 도서관에서는 책도 꺼내어 볼 수 없고 앉아서 읽을 수도 없었다. 아쉬움과 안타까움 뒤로 도서관 내부를 들여다보는 입구에서의 환희는 아, 정말 아름답구나,였다. 도서관이 아름다우면 얼마나 그럴 것이며 또 그럴 필요가 있을까, 책을 보관하고 책을 읽고 공부하기에 좋으면 그만이지 라는 상식적인 생각의 허물이 벗겨졌다. 천장의 프레스코화를 보며 루브르 박물관이 생각났고 빽빽이 꽂혀있는 오래된 책 냄새와 그 웅장 함이라니...


신학의 방이라 일컫는 도서관의 내부 모습


여러권의 책이나 자료를 놓고 비교 분석하는 작업에 용이하다는 회전식 책상


과학이 중시되어 가고 있는 시대에 이 도서관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도서관은 둘로 나뉘어 있고 그 둘을 연결하는 문이 안에 있다고 한다. 신학의 방과 철학의 방이 그 두 개의 도서관이다. '과학이 신학을 이끈다'는 의미의 천장의 그림을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무엇이 우선인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인간은 나날이 과학을 우선하며 살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지 않은가.

도서관 내부를 꼼꼼히 돌아보지 못하고 겉에서 바라보는 것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웠지만 한편, 이곳은 수도원이라는 사실에 수긍이 갈 수밖에 없었다.


철학의 방이라 일컫는 도서관 내부의 모습 , 호두나무 책장에 꽂혀 있는 오래된 프라하의 보물들과 천장화의 대비가 아름답다.


철학의 방 도서관 안쪽으로 2층의 서가가 보인다. 그러나 그 아래엔 계단이 없다. 어느 곳에 비밀의 문이 있을까. 어디서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걸까. 잠시 상상해 보는 동안 이곳저곳 비밀통로가 많을 것 같은 수도원을 배경으로 소설 한 편 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수도원임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을 여성 관람객에게도 오픈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초부터 였고 유럽의 유명인사들은 프라하에 들러 꼭 이 도서관을 보고 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막상 도서관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왔던 나는 그제야 이렇게라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시대의 흐름 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천장화엔 수많은 철학자와 그들의 이론이 그려져 있을 터인데 자세히 볼 수 없음이 거듭 안타까움을 더 할 뿐이다.



신학의 방과 철학의 방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복음서와 전시품들을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미사 경본으로 보이는 책은 화려한 색상과 그림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가장 귀중한 보물, 복음서

890년경부터 전해 내려 오는 복음서를 보았다. 누가 이것을 책이라 생각하겠는가, 온갖 장식으로 치장된 표지를 보면 마치 보석함을 연상케 한다. 화려한 보석으로 장식된 이 책은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가장 큰 보물이라고 한다.(모조품으로 전시)


이 안에 책은 재료가 나무로 만들어졌다. 종이가 아닌, 실제의 나무를 말한다. 책 모양의 나무 상자라 생각하는 게 맞지 않을까? 저 상자(책) 안에는 나무의 씨앗, 잎, 꽃뿐만 아니라 뿌리나 해충까지 들어 있다. 이 책의 용도는 수목학의 연구와 관련된 것이 아닐까. 책 자체만 볼 땐 공예품에 가깝다.


이 밖에도 전시 공간엔 동양의 자료들도 함께 전시되고 있는 중이었다. 공간이 많이 비어 있었고 앞으로 계속 동양 철학과 관련된 자료들도 전시할 예정이라는 글귀를 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아직까진 한국에 관한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꽤 오래 전의 시대로 걸어 들어갔다 나오는 느낌이 나를 조금 더 겸손하게 다독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