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로리는 책장 앞으로 가서 책을 한 권 가지고 온다. 오늘은 <추피가 아빠와 다퉜어요>라는 생활 동화책이다.
"할머니 이 책 읽어줘요."
그래서 읽기 시작했다. 추피가 자전거를 고치고 있는 아빠에게 빨리 타게 해달라고 보채는 중이었다. 아빠가 조금만 기다리라고 달래도 계속 빨리 좀 타게 해달라고 보챈다. 드디어 아빠가 화를 낸다.
"추피야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지! 자꾸 그러면 아빠 화낸다?"
책을 읽고 있는 내 옆에 딱 붙어서 듣고 있던 로리가 갑자기
"할머니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한다.
추피는 아빠한테 화가 나서 엉엉 울기 시작했는데, 로리는 책을 읽고 있는 할머니한테 잘못했다고 한다.
나는 그만 웃음이 나와 웃고 말았다. 그리고 계속 책을 읽었다.
추피 아빠가 자전거를 다 고쳐서 추피에게 돌려주며
"자 이제 자전거 타고 두두랑 실컷 놀다 오렴!" 하자 추피는
" 아빠 내 자전거 멋져요! 고마워요. 우리 아빠가 최고예요!" 하자 로리는 바로 이어서
" 할머니 고마워요! 책 읽어줘서!" 한다.
추피가 된 로리는 책을 읽어준 할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로 동화책 읽기의 마무리를 짓는다.
요즘, 감기로 도서관에도 못 가고 집에서만 버티는 로리가 대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