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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안아줄게!

따뜻한 난로

by 혜솔

한동안 기침을 달고 살았다.

로리는 괜찮아졌는데 나는 기침과 재채기가 쉽게 가시지 않아 고생을 했다.

그럴 때마다 로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할머니 왜 기침해요? 감기 걸렸어?" 한다.

로리는 감기 다 나았는데 할머니는 기침을 한다고 걱정이 되는가 보다.


"할머니! 공기가 나빠서 감기 걸리는 거야?"

"응, 그런 것 같아."

"그러면 할머니도 마스크 써야지, 로리도 마스크 쓰고 있었잖아~"

"알겠어. 마스크 쓸게."


오늘 아침에 로리와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씨가 왜이럴까? 으스스하고 춥네, 하고 돌아서는데

"할머니! 추워요?" 하고 묻는다.

"응, 추운 거 같아." 하자 두 팔을 벌리며

"할머니, 아이 추워~ 해봐. 로리가 안아줄게요" 한다.

나는 이것도 놀이인가 싶어서 웃으며 시키는 대로 했다.

"아이 추워~ 왜 이렇게 춥지?"

"자~ 할머니 이리 와, 꼭 안아줄게, 로리는 따뜻한 난로야. 아이 따뜻해 해 봐~"

작은 두 팔로 나를 감싸안는다. 아이 따뜻해~를 반복해서 시키며 토닥인다.

"와~ 로리는 따뜻한 난로인가 봐. 아이 뜨거워~" 하니 까르르 웃으며 떨어진다.


간간히 기침이 나올 때면 로리는 내게 춥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면 따뜻한 난로가 안아줄게 하며 다가와 안아주기를 반복한다.

그러자 로리 엄마 아빠는 서로 춥다고 로리 앞으로 다가간다.

로리는 우리 집의 따뜻한 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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