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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명리학 - 궁합

 멜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우연히 만난 남과 여가 사사건건 의견충돌을 하거나 음식이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 티격태격하며 싸우다 점점 맞춰가며 진한 연애를 하는 줄거리를 가진 영화와 드라마가 많다. 오히려 처음부터 외모, 성격, 취향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남녀가 만나면 처음에는 눈에 콩깍지가 씌웠는지 사랑에 빠져 헤매이다 나중에는 틀어지는 반대의 스토리를 가진 드라마도 많다. 아니면 처음부터 끝까지 운명처럼(?) 만나서 싸우고 헤어져도 다시 만나고 결국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도 있다. 서로 잘 맞는것이 더 좋을텐데 왜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왜?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만나기 편하고 좋을텐데 왜 전혀 성향이 다른이 다투고 싸우고 하다가 연인이 되는 이야기의 비중이 더 높을까? 시청률이 높기 때문에? 그래야 풀어낼 줄거기가 많아서 일까? 그럴수도 있지만 역학을 배우면서 궁합이라는 것도 배우고 알게 되는데 왜 그런지 사주역학적으로 접근해보려고 한다.



역학에서의 궁합이란?


 일단 '궁합(宮合)'이라는 말부터 다시 확인해 보자. 궁합은 혼인 예정인 남녀사이에 사주 오행을 맞춰보아 서로 잘 맞는지, 길흉이 어떤지를 맞춰보는 방법이다. 좀더 확장된 개념으로 보면, 남녀와의 사이뿐만 아니라 친한 친구간에, 회사의 동료나 직원, 상사와의 관계 등을 알아보는 것도 궁합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속궁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녀사이 짙은 연애관련해서도 맞춰보려한다. 어찌보면 인간관계에 관한 중요한 담론이 궁합을 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역학에서 사주를 볼 때, 여러가지 접근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무엇을 중요하고 핵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궁합에 대한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보통 궁합을 보러가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원진살이 있어서 서로 힘들고 안좋아! 또는 충이 많아서 안좋아! 오 합이 많네 좋은 궁합이야.! 이런, 도화살에 고란살이 있어서 남자가 바람피고 혼자 살겠어! " 


라고 말하는 역술인이 많다. 이는 너무나도 쉽게 궁합을 보려하는 상황이다. 극히 단순한 신살로만 풀어내면 말하기는 쉽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멘탈이 흔들리는 상황을 맞이한다. 게다가 신살은 여러 성분이 겹치지 않는 이상 잘 맞지 않기도 한다. 그저 사주 해석을 용이하게 하기위해 만들어진 신살은 수 천개가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 잘 맞지 않는다. 그러니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하수이다. 또 합이 많아야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하수이다. 합이 많다는 것은 구속이 되는 것일 수도 있고, 사람자체를 좋아하는 성향이 강해 단점이 보이면 무척 힘들어 한다. 결국 충이 오면 합이 깨지듯이 합이 많은 사람은 단점이 보이는 상황을 이해 못하고 헤어질 확률이 높다. 영화에서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잘 맞는 연인이 간혹 나오지만 결국 서로를 구속하는 악인연이 되는 것을 보여줄때가 있다.


   보통 합 뿐만 아니라 형, 충과 같은 안좋게 보는 부분도 사주에 같이 있는 것이 좋다. 합은 충을 풀 수도 있고 반대로 깨어질 수도 있다. 연인 사이에 연애하다가 싸우다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고 사랑한다며 다시 확인하고 이러한 관계를 가진 연인이 생각보다 오래 연애를 하고 결혼에 이르기도 한다. 필자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이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헤어질 듯 싸우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음 날 다시 만나서 좋다고 만나는 커플들을 보면 이해가 안되었으나 이러한 방법이 연애를 오래하는 방법이라는 것도 알았다. 갈등은 해소해야 한다. 봉합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해소하는 방법은 대화일수도 있고, 말소리 높혀서 싸우는 것일 수도 있다.


   중수라면 사주의 용신이 있는지 여부까지 본다. 그리고 내가 필요한 부분이 상대에게 있는지, 혹은 귀인이 있는지를 보기도 한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귀인이나 용신이 있다면 좋겠지만 때로는 한쪽에게 유리하게 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사주만 놓고 본다면 처음에는 좋다고 볼 수 있으나 점차 성향과 가족관계나 여타의 사회적인 이유 등으로 맞지 않아 힘들어 질 수도 있다. 결국 사주만으로 보는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고수가 되면 이러한 상황도 고려를 한다. 상대의 사주가 나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지? 그러한 성향이나 오행의 방향이 되는지? 그리고 본인 사주의 병이 되는 부분을 치료하는 약신이 있는지 등도 검토하고 사판적으로 성향, 키, 가족관계, 성격, 희망하는 인생의 향방 등도 맞춰봐야 한다. 그래서 궁합을 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한 사람의 사주를 보는것이 아니라 두 사람 각각의 사주를 보고 대조하며 맞춰도 봐야 하니 말이다. 


 결국 비슷한 사주가 더 좋고 잘 맞을 것처럼 초반에는 연애하기 좋을 수 있으나 위기가 닥치면 쉽게 깨질 수 있다. 게다가 사주를 봤는데 원진이나, 일지편관이니, 상관이니 하면서 안좋은 얘기를 들으면 그 사람은 평생 자신의 실수인듯 상처를 받아 소심해질것이 뻔하다. 안좋은 것이 있으면 안좋다 말하면서 해결책도 알려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그냥 대부분의 술사는 그냥 말을 던지고 만다. 궁합볼때 충합이 10여개 이상이 있으면 잘 맞는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드라마틱한 상황이 있어야 연애와 신뢰가 단단해질 것이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고 했고, 의인이나 위인이 될 사람일수록 고통의 시간을 보내며 내면을 단단하게 단련시킨다고 한다.



궁합은 모두에게 필요할까?


  과연 연애하려는 남녀에게 궁합이라는게 꼭 필요한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 순간이다. 역학이 만능일 수도 있으나 인간의 선택과 그로인한 결과를 받아들이거나 극복하는 상황도 있기 때문에 사주가 치트키처럼 쓰이지 않을 수도 있다. 단, 그 사람에 대한 보이지 않는 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사주를 통해 궁합을 보면서 알 수 있는 중요한 점이다. 지난 역학고급반 수업에 궁합에 관한 하늘산선생님의 말씀이 있었는데 이를 참고로하여 풀어보고자 한다.


  궁합을 봐야하는 사람은 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예민하거나 취향이 독특한 사람일수록 궁합이 중요하다. 보통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상황에 따라 맞춰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예민한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기에 이를 받쳐주거나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예를 들어 사주에서 예민한 성격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경금일주와 신금일주인데 특히, 신금일주는 궁합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가 된다. 왜냐하면 신금은 보석과 같고 결정체이자 씨앗으로 귀한 존재로 이쁨을 받고 보내야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예뻐해주지 못하고 하녀처럼 생각하는 배우자를 만났다면 일생이 불행할 수 있다. 그리고 일간과의 합이나 조후에 따라 좋고 나쁘고의 관련성이 극명하게 들어나기도 하기 때문에 적합한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 게다가 신금일주는 여차하면 이혼하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더욱 궁합이 중요하다. 


   이러한 궁합이 중요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외에 사람들은 연애하거나 결혼한후에 후회하는 사람들도 종종 본다. 대부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고 연애하기보다 그 시기에 나에게 다가온 사람, 또는 힘든 시기에 나를 지켜봐줬던 사람들과 만나는 경향이 있다. 또 결혼을 필요에 의해서 또는 회피용,재테크로 생각하여 현재 상황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을 만나려하기 때문이다. 결혼은 연애와 달리 실전이자 연속성을 가진 사회적행동이다. 책임도 따르는 것인데 단순히 목적성만을 가지고 접근하는 단순하게 봐야할 것은 아니다. 이렇기 때문에 결혼후에 후회하고 이혼하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실제로 주변을 봐도 여러 이유로 이혼하거나 헤어진 커플들을 많이 본다. 궁합은 아니더라도 내가 진정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인지, 나를 인정해주고 도움이 되거나 받을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는 것이 우선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필요여부에 따라 내가 모르는 부족한 부분이나 성향을 알고 맞춰보려고 하는 것이 궁합이 될 것이다.

 


남녀가 궁합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앞서 얘기했듯이 궁합이 만능 치트키는 아닐 것이다. 어떠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만나는 것과 모르고 만나는 것은 다르다. 알고 만나면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짜증만 내고 왜 너랑은 잘 안맞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궁합을 보려하겠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관찰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성향이나 환경도 고려하여 보아야 한다. 이를 역학에서는 이판과 사판을 혼용한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며 생활을 한다. 단지 관심의 정도에 따라 보여지고 안보여지고의 차이일 것이다. 좋아하는 이성이 있다면 그 사람을 관찰하다보면 많은 것을 알 수가 있다. 어떠한 말을 자주 쓰는지, 사람들에게 친절한지, 아니면 그냥 겉과 속이 다른지, 같은지도 알 수 있다. 게다가 취향과 취미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종합적인 것으로 판단하여 만나면 좋겠지만 대부분 외모, 재력에 편중하여 보는 경향이 있다. 그 외에는 중요 순위에서 밀려난다.  그러다 보니 편중된 성향에 만족하면 되겠지만 사람은 욕심을 부리는 존재이다보니 하나를 만족하면 하나를 더 얻으려고 한다. 내가 포기했던것을 얻으려고 하다보니 그런 성향을 가지지 않은 상대에 대해 요구하면서 갈등의 씨앗이 움트게 된다. 


  이처럼 궁합을 보기 전에 나의 성향이나 욕구 조건을 만족할 만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데 항상 내면적인 성격, 성향은 뒤로 미루고 외면적인 외모, 재력, 취미 등으로 판단을 하려고 한다. 오래 연애하다보면 결국 더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과 상대의 마음이 잘 맞는지 안 맞는지가 더 중요하다. 취미가 안맞으면 따로따로 놀면 된다. 하지만 성격이 안맞으면 쉽지가 않다. 결국 헤어짐의 모든 이유는 성격의 차이(?)이다. 여러 조건중에 내가 선택한 조건을 충족한 상대를 만나야 그나마 만족할 것이다. 서로 사랑한다는 커플에게 궁합으로 안맞으니 헤어져라하면 과연 헤어질 커플이 얼마나 될까? 사람의 운명은 노력여하에 따라 극복할수 있다. 그것이 연애라 할지라도... 궁합은 최후의 수단이지 최선의 수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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