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부모들은 무척이나 힘들다. 자식이 태어나면서 자식을 위해, 자식에 의한 삶을 시작한다. 그렇게 뒷바라지해서 장성한 자식이 부모를 존경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면 좋겠지만 요즘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뒷바라지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일까? 아니면 어느 정도 선을 지키는 것이 좋을까?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뒷바라지 하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자식이 장성하면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뒷바라지가 없다. 또는 아이가 홀로서기가 되지 않아 장성하다 못해 나이 든 자식들을 끼고 살아야 하는 상황까지 번져가고 있다. 결국 부모의 지나친 간섭과 애정이 불러온 참사이다. 그래서 캥거루맘이나 마마보이니 하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자식에게 기대온 부모는 자식이 출가하면 정신적 공황에 우울증까지 겪는 것도 보았다. 어느 선이 적당한 것일까?
역학을 배우다 보면 '모쇠자왕', '모자멸자' 라는 용어를 배운다. 엄마의 사랑이 너무나 지극해서(?) 자식을 망친다는 말이다. 역학에서 용어의 내용을 살펴보면,
모자멸자(母慈滅子)
‘어머니가 너무 인자하여 도리어 그 아들을 망친다’ 는 뜻으로, 사주 내 인수(印綬)가 태왕하여 도리어 사주가 불길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가령, 목(木)일주가 인수(印綬)인 수(水)가 너무 많으면 물에 뜬 부목(浮木)이 되어 쓸모가 없어지거나 화(火)일주가 인수(印綬)인 목(木)이 너무 많으면 작은 불이 큰 나무를 만나 불길이 꺼지는 것과 같다. 이 경우 모성에 순응하여 그 자식을 도와야 하는데, 이를 '순모지리(順母之理)'라 하여 비겁운을 반긴다. 순모지리(順母之理)란 왕한 인수 즉, 모친의 사랑을 나 혼자 받기에는 지나치게 많아 불길하나, 그 사랑을 나의 형제인 비겁이 나눠 받으면 분설되어 길하게 되는 것이다.
모쇠자왕(母衰子旺)
나 자신, 일주는 약한데 자손이 되는 식신, 상관은 강하다는 뜻이다. 부모는 쇠약해지고 자식은 왕성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사주첩경에 ‘이 모쇠자왕에서의 모(母)는 나의 모친 즉, 인수를 말함이 아니라 내 자녀의 모(母)가 되는 모(母)로써 내 자체, 일주를 말하는 것이며, 또 자(子)는 내자녀를 가리킴이니 식신, 상관이다. 고로 이 격은 일주 대 자녀 되는 식상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그 자녀를 관성으로 보는 남자에는 관련이 없고 꼭 여명에서만 구성되는 것이다.’라고 씌여 있다.
어머니 즉, 일간을 기준으로 해서 인수(정인)은 나를 생해주는데 너무나 많은 인수가 있으면 강해지기도 하지만 게을러지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비겁을 강하게 해주거나 재성으로 인성을 제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오히려 인성운이 들어오면 일간이 망가진다. 인수가 필요없는데 더 강하게 생하여주기 때문이다. 이를 현실에 비유하면, 엄마의 관심으로 인해 자식을 돌보고 사랑을 주며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지만, 너무나 과하게 아이교육에 관한 여러 영상과 컨설팅을 받고 해주려는 엄마가 있고, 이것저것 모든것을 엄마의 손으로 직접 해주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안전을 빌미로 밖을 나가지도 못하게 하고 예방주사만 맞춰 집안에만 온실 속 화초처럼 키운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는 외부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고 오로지 엄마가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지나친 사랑으로 인해 아이는 자신만 아는 사람이 되어 이기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잘못된것도 뭔지 모른다. 훈육이 없기 때문이다. 잘못된 것은 타일러야 하는데 나 아이한테 왜 이러냐며 오히려 아이를 감싼다. 결국 아이는 잘못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죄책감없이 아무것이나 마음대로 행동한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사회에서 적응하기 쉽지 않다.
이처럼 엄마는 아이를 위해 사랑한다며(?) 모든 것을 해주고 정작 엄마 자신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잘 키웠다는 마음뿐이다. 적당한 선을 지켜야만 오히려 아이가 바르게 자란다. 이것이 '모자멸자'가 말해주는 의미이다. 무조건적인 사랑과 관심이 전부는 아니다. 때로는 잘못에 대한 채벌도 필요하다. 인수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비겁의 설기 또는 재성으로 극제하는 것이니 아이가 일찍 결혼하여 시월드와 대적을 하던가 용돈으로 꼬시던가 스스로 생각을 강하게 바로 잡아야 인수(엄마)의 도움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다. 하지만 모자멸자는 편인으로 인한 폐해는 없다. 정인의 엄마가 모두걸 관리하고 받쳐주는 형식의 엄마라면 편인의 엄마는 방임형 또는 너(자식)와 내(엄마)가 도움을 줄 수 있으나 너 알아서 하라고 말하는 형이다. 그래서 오히려 편인적인 기질은 아이를 게으르게 만들지는 않는다.
이렇게 자식에게 몰빵한 부모는 나이가 들면 남아나지 않는다. 최근 통계를 보면 아이를 한 명 키우는데 들어가는 양육비가 2~3억 정도라고 한다. 학원비에 학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이로인해 부모들이 노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변하였다. 예전같으면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고 사는것을 당연시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같이 사는건 말이 안되고 오히려 부모의 재산을 미리 증여하는것이 맞다고 보는 세대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키우고 나서도 나름에 노후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모쇠자왕'은 이러한 것이다. 이것도 적당하게 키우고 선을 지켰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결과로 몰빵했기 때문에 생기는 상황이다. 그래서 사주에서는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극왕의 상황을 좋게 보지 않는다. 중화의 물상이 안정적이고 건강하고 문제없이 살고 있음을 말해준다.
자식에게 어디까지 해주어야 할까? 중요한 건 내가 우선이다. 즉 부모라면 부모가 우선이다. 그리고 자식이 다음이다. 내가 살아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선만 남기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