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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영주 Jan 14. 2024

내게 필요한 건 한잔의 물이었다.

당신은 나의 배터리 

아이작을 만나기 5개월 전, 나는 3일 잠을 안 자고 안 먹고 글을 쓰다 공황증세를 겪었다. 

그 후 내 몸은 예전의 몸이 아니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브레인포그 증상이 나왔고, 일을 하려고 하면 머리가 어지럽고 토할 것 같은 메슥거림을 느꼈다. 엄청난 번아웃 상태가 된 것이었다. 일을 특히나 사랑했던 나였기에, 따라주지 않는 몸이 너무 답답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상태에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아이작과 첫 데이트 때, 나는 내 상태를 고백했다. 

아픔을 고백하는 건, 그렇게 매력적인 패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냈다. 

아이작은 자신의 형이 죽었을 때 자신도 이러한 증세를 겪었던 적이 있다고 하며 나의 고통을 이해해 줬다.

그리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고 다독여줬다. 


아이작과 교제를 시작하고 나는 EXHAUSTED 즉 탈진한 상태를 자주 보였다. 

탈진상태란, 그냥 조금 일을 해도 죽을 것 같이 몸이 지칠 대로 지쳐버려 힘들어지는 것이다. 

내 입에서 가장 자주 나온 말이 '너무 힘들어, 죽을 것 같아'였다. 


그때 아이작은 , 자기 친구 와이프 중에 영주와 같은 증상이 있던 사람이 있었다며

의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는데 물을 많이 마시라는 조언을 받고

정말 물을 많이 마셨는데, 그 후 모든 증세가 사라졌다고 했다.


난 평생 물을 거의 마시지 않고 살아왔다. 하루에 한잔도 안 먹고살았다. 

아이작은 나를 관찰해 봤는데, 물을 너무 안 마신다며 그때부터 나의 '물요정'이 되기 시작했다.


사귄 지 초반, 잠들기 전 카카오톡에 Did you drink water?  메시지를 보는데 갑자기 툭툭 눈물이 떨어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거창한걸 바란게 아니었구나. 나는 나에게 물을 먹여주고 쉬게 해주는 사람,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 필요했구나. 

깨달음을 느끼고 적은 메모장


꽃에 물을 주듯 내게 물을 주는 사람


그는 어딜 가나 물을 챙겨 와 내게 물을 먹였다. 아기 물 먹이듯 따라다니며 물을 먹였다.

텀블러를 사다 줬고, 매일 물을 먹었냐 체크했다.

아이작 덕분에 나는 물을 많이 먹게 되었고 물 덕분인지, 사랑의 힘 덕분인지 100% 체력을 회복했다. 

어둠의 시간을 이겨내고 완전히 이전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물 말고도 아이작이 한 게 또 있다. 바로 날 쉬게 만든 것.

아이작이 나에게 말했다 "영주는 쉬고 있지 않아. 항상 뇌가 움직이고 있어. 내가 쉬는 방법을 알려줄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끊임없이 무언가 생산적인 것들을 찾아 했다. 생산적인 것을 하고 있지 않은 순간엔 일 생각을 했다. 그러니 번아웃이 올 수밖에.


아이작은 쉬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내가 CHILLIN 편하게 휴식할 수 있는 시간들을 만들어줬다.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보는 시간, 아무 생각 없이 춤을 출 시간, 아무 생각 없이 그림그릴 시간 등등. 

그리고 내가 chillin 하고 있을 때 바로바로 알려줬다. "지금! 지금 이런 게 쉬는 거야. 아무 생각 없이 있는 지금!"


아이작을 만나면 완전히 휴식하는 느낌이다. 

힘들었던 하루 끝에 아이작을 만나면 다시 배터리가 채워지듯 에너지가 채워진다.

나의 배터리 아이작. 


실제로 그것을 더 크게 느낀 게

아이작이 뉴욕에 가게 되며 롱디를 시작하자

다시 쉬는 느낌을 잃고 아주 작게 번아웃 증상이 나왔다. 

사랑의 배터리는 진실이었다.


사랑의 배터리는 진실이었다.




아이작을 만나 사랑을 받으며 나는 건강을 회복했다.

또 그렇게 채워진 에너지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고, 타인들을 더 사랑할 힘이 생겨 많이 나눌 수 있었고

스스로 훨씬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Thank you Isaac. 고마워 아이작. 









힘들 때 많이 들었던 음악. 존박 버전의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https://www.youtube.com/watch?v=FNRkH_rTl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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