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 새로운 친구들, 그리고 조지아의 봄
임신 중기는 빨리 지나간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다. 하루하루가 너무 빠르게 흘러갔고, 눈 감았다 뜨니 어느새 3주가 지나 있었다. 나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생생한 입맛, 일주일에 세 번 하는 운동, 여러 맛집 탐방, 아름다운 조지아의 봄을 실컷 누리는 일, 그리고 새로운 애기 엄마 친구들을 사귀는 일까지. 요즘의 나는 참 충만하다.
먼저 입맛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요즘은 뭘 먹어도 너무 맛있어서 행복하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아침, 점심,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계획한다. 새로운 요리를 시도하는 것도 참 재미있다. 요리를 하다 보면 늘 이런 생각이 든다. “나중에 우리 나무에게도 해줘야지.”
운동은 일주일에 세 번 하고 있다. 아파트 헬스장에 가서 유튜브 영상을 보며 따라 한다. 육아는 체력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지금부터 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그리고 요즘은 팔 근육을 키우는 일도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무거운 것을 들어도 밤에 잠이 안 올 정도로 팔이 아플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내가 과연 아기를 오래 안고 있을 수 있을까 하고. 그래서 출산 전까지 체력과 팔 근육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운동하려고 한다.
봄날의 조지아는 정말 아름답다. 낮에는 눈부실 만큼 맑고 화창한 날이 이어지고, 저녁에는 천둥번개와 함께 하늘이 뚫린 듯 비가 쏟아진다. 그러다 보니 나무들은 하루가 다르게 푸르게 자라고, 꽃들은 활짝 피어난다. 사계절을 온전히 누리고 싶어서 캘리포니아에서 조지아로 이사왔는데,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 이 감각이 참 좋다. 모든 것이 피어나고 생기를 되찾는 시간이라서 더 그렇다.
얼마 전에는 조지아 말띠 엄마 모임에도 참가했다. 엄마들을 만나니 서로 공감되는 것도 많고 말도 잘 통했다. 오전 10시에 만나 오후 3시에 헤어질 정도로 시간이 정말 즐거웠다. 뱃속에 있을 때부터 아이들의 친구를 만들어준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조지아로 이사 온 뒤 친구가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엄마 모임을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되어 참 기쁘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친구 한 명을 사귀었다. 작년에 예쁜 딸을 낳은 페퍼님인데, 내가 딸을 가졌다고 하니 예쁜 옷들을 물려주셨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조지아에 이사 온 뒤 입덧 때문에 사람들과 단절된 채 외롭다고 느낀 시간이 있었는데, 이렇게 친구를 사귀고 따뜻한 정을 주고받으니 이제는 참 행복하다.
또 다른 임신한 인도 친구 커플과 함께 뷔페에 가서 실컷 음식을 먹은 날도 있었다. 우연히 같은 시기에 임신한 사비나도 딸을 가졌다고 해서, 아이들이 태어나면 베스트프렌드로 키워주자고 약속했다. (우리 나무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벌써 친구가 아주 많네..!)
21주, 22주, 23주. 임신 6개월 차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나는 ‘만개하는 기쁨’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는 뱃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나는 매일 행복하고 즐겁고 건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