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을 잘하고, 빠르게 처리하고, 일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인관계까지 능숙한 사람. 우리는 이런 사람을 흔히 "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있다. 바로 질문을 잘한다는 것이다.
질문을 잘하면 단순한 정보 수집을 넘어 업무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 실수를 줄이고, 상사의 기대를 정확히 충족하며, 업무의 흐름을 리드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많은 직장인들이 이렇게 묻는다. "질문이 중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어떤 질문을 해야 '일 잘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아무 질문이나 해도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다. 질문에도 품질이 있다. 오늘 소개할 다섯 가지 질문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습관처럼 사용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만 익혀도, 내일부터 업무가 훨씬 쉬워지고 인정받는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우리는 보통 일을 지시받으면 가장 먼저 팀장의 눈치를 본다. 팀장이 만족할 보고서를 작성하고, 팀장 결재를 받는 것이 목표가 된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런 것은 아니다.
팀장의 결재를 받은 그 문서가 본부장에게 넘어가고, 다시 임원회의에서 검토되고, 최종적으로 대표이사까지 읽을 수도 있다. 심지어 그 문서는 고객사와의 협상자료로 사용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보고서를 작성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팀장이 요청한 자료를 충실히 준비했는데, 오전에 결재를 해주었다. 그런데 오후에 팀장이 부른다.
"김대리, 본부장님이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하시네. 다시 정리해봐."
그 이유는 단순하다. 당신은 팀장에게 맞춰 일을 했지만, 팀장은 그 위 사람을 봐야 했다. 그 위에는 또 다른 의사결정자가 있었고, 그들은 각각 다른 관점에서 결과물을 평가한다.
그래서 일 잘하는 사람은 반드시 이렇게 묻는다. "팀장님, 이 일의 최종 목표가 달성됐을 때 어떤 모습일까요?"
경영진 보고용이라면 정리와 요약이 핵심이다.
고객사 설득용이라면 설득 논리와 사례가 중요하다.
내부 분석용이라면 데이터와 정확성이 우선이다.
이 질문 하나로, 단순한 실행자가 아니라 성과를 설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이 질문은 특히 고객 대응이나 프로젝트 리딩에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한 예로,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이차장은 고객사 팀장으로부터 쏟아지는 불만을 듣고 있었다. 일정 지연, 예산 초과, 인력 교체 등 불만은 끝이 없었다.
고객사 팀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암튼 그동안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어요. 차장님, 우리 임원 보고가 다음 주인데 어쩌실 거예요? 비용은 계속 오버되고, 진행률은 80%도 안 되잖아요. 게다가 이번에 바뀐 개발자들은 AI 전문가도 아니라면서요? 이사님이 이걸 아시면 저는 끝장입니다. 방향도 다시 검토하셔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때 이차장은 차분히 이렇게 말했다.
"팀장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리를 좀 하고 싶은데요. 지금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게 뭘까요? 그리고 팀장님이 가장 걱정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하나씩 말씀해 주세요."
이 질문은 복잡한 상황을 구조화한다. 고객은 감정적으로 쏟아내고 있지만, 우리는 그중 핵심 이슈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 질문을 통해 고객의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문제 해결의 순서를 정할 수 있다. 단순한 반응자가 아니라, 상황을 리드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 질문은 소통 오류를 줄이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홍보팀 김대리는 팀장에게서 "콘텐츠 좀 강화해"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는 이를 영상 콘텐츠 부족으로 이해하고 유튜브 영상 제작을 추가로 진행했다. 협력사에 긴급 요청을 하고, 야근까지 해가며 영상을 완성해 다음 날 보고했다.
하지만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김대리, 누가 영상 더 찍으래? 광고 시간이 부족하다고 대표님이 걱정하셨어. 그래서 콘텐츠 시간을 늘리라는 거였지."
김대리의 노력이 헛수고가 됐다.
만약 김대리가 이렇게 물었다면?
"팀장님, 콘텐츠를 강화하라는 말씀이 유튜브 영상 개수를 늘리라는 의미이신가요? 제가 이해한 게 맞나요?"
팀장은 그 자리에서 방향을 수정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김대리의 불필요한 작업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질문은 두 가지 효과가 있다.
하나는 업무의 실수를 줄이고, 또 하난 상대방에게 신뢰를 준다.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애쓰는구나"라는 인상을 남기게 된다.
업무뿐만 아니라 고객이나 동료와의 소통에서도 이 질문은 탁월하다. 상대의 신뢰를 얻는 질문, 반드시 익혀야 한다.
대부분의 직원은 업무를 제출한 후, 피드백을 기다린다. 상사가 알아서 검토하고 알려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일 잘하는 사람은 다르다. 피드백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요청한다.
업무 제출 시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진행해봤는데요,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보완할 부분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 말을 들은 상사는 자동으로 관심을 갖는다.
"어? 빠르게 했네. 어디 한 번 볼까?"
그리고 자연스럽게 우선 검토하고, 빠른 피드백을 주며 업무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돕게 된다.
이 질문은 단순한 겸손이 아니다. 학습과 성장의 신호이며, 조직에서 빠르게 신뢰를 얻는 방법이다.
이 질문은 조금 특별하다. 업무의 표면적 목표를 넘어서 일의 진짜 의미와 가치를 파악하려는 시도다.
상사가 이렇게 말할 때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 좀 잘 부탁해."
그때 이렇게 물어보자.
"팀장님, 이 프로젝트가 우리 팀이나 회사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그러면 팀장은 말할 것이다.
"이건 상무님 재계약이 걸린 거야."
"이게 우리가 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이야."
일의 의미를 알면, 업무의 동기가 달라진다. 단순한 과업이 아니라 전략적 과업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 차이가 결과의 질을 바꾼다.
정리해보자.
최종 목표는 어떤 모습인가요? → 방향성을 잡는다.
가장 중요한 것과 걱정되는 건 뭔가요? → 우선순위를 파악한다.
제가 이해한 게 맞나요? → 소통 오류를 줄인다.
보완할 점이 있을까요? → 빠른 피드백으로 성장한다.
이 일의 의미는 뭘까요? → 동기를 높인다.
이 다섯 가지 질문을 습관처럼 던져보자. 일의 핵심을 꿰뚫는 힘, 그리고 빠르게 인정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질문 하나가 당신의 업무 인생을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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