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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는 너의 몫

by 은수달

일상적인 질투심 중 가장 강력하며 빈번하게 나타나는 유형은 타인의 성공에 관한 것이다. 특히 자신과 동등하다고 생각했던 상대의 사회적 상승을 볼 때는 좀처럼 참기 힘든 고통이 동반된다.


-야마모토 케이, <질투라는 감옥>


오래전,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영화를 본 적 있다.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관계는 질투로 이어지고, 가질 수 없는 상대의 마음 때문에 괴로워한다.


남녀 관계뿐만 아니라 회사 동료나 친구 사이에서도 질투는 종종 화두가 된다. 질투라는 감정에서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거나 관계를 파국으로 이끌기도 한다.


글쓰기 모임의 리더로 활동할 때 알게 된 분이 있다. 모임장으로서 다른 회원에게 호의를 표시했을 뿐인데, 의심과 질투를 동시에 드러냈다. 동성 친구들 사이에서도 나의 타고난 체질과 성향은 종종 시기의 대상이 되었고, 나를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게 되었다.


"먹어도 살 안 찌니까 좋겠어요."

"재능이 많아서 부러워요."


비교의 기준은 다양했고, 질투는 공격으로 드러났으며, 제삼자의 입을 통해 부풀려지기도 했다. 내가 유명인사나 연예인도 아닌데 왜 그토록 노골적으로 질투하거나 시기심을 드러내는 걸까.



질투가 불러오는 인지 왜곡은 권력자에게 꽤 유용한 도구이다. 질투는 한 개인만이 아니라 넓게는 정치 사회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야마모토 케이, <질투라는 감옥>


우리는 진흙탕 같은 현실을 잊기 위해 '행복'이라는 환상 또는 '질투'라는 마취제를 이용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지는 건 없는 것 같고, 나보다 부족해 보이던 친구나 동료가 잘 나가면 현실은 더 시궁창처럼 느껴질 것이다. 분노의 화살이 이웃이나 사회로 향하는 순간 그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몇 달 전, 삼십 대 중반의 미혼여성이 결혼한 친구를 부러워하며 자신의 신세를 비하하는 글에 댓글을 달았다가 공격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 그리고 내가 자격지심에 사로잡히고 연애 경험도 부족한 사람일 거라고 마음대로 추측해서 비난했다.


명문대 출신의 전문직 남성이 결혼 상대로 선호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반면에 여성은 직업 상관없이 나이가 어리거나 외모가 뛰어나면 우선순위로 꼽혔다. 그래서 많은 여성이 성형이나 다이어트에 그토록 공을 들이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타고난 외모나 집안까지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것을 인정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인정하기 싫어서 상대를 걸고 넘어지는 것이다.


'질투는 모든 감정 중에서 가장 반사회적이고 가장 꺼림칙한 감정이다.'라는 스튜어트 밀의 말처럼, 드러내는 순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드러내지 않아도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곪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다. 결국, 질투는 너의 몫이자 두 눈을 찌르는 칼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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