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미수와 에프킬라가 만났을 때 4화
4. 티의 감성과 에프의 논리
티(T)라고 해서 항상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인 건 아니다. 에프(F)가 항상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모습이 아닌 것처럼.
"오늘 혹시 그날이야?"
"기분 안 좋아 보이면 무조건 그날이래."
"그럼 왜 그래? 너답지 않게..."
"나다운 게 뭔데?"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까칠하게 굴자 에프킬라는 긴장하며 물었다. 때론 감정이 앞서긴 해도 눈치는 빠르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이다.
티라미수가 감성적인 면이 있는 건 직관을 담당하는 N의 요소가 결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감성과는 다르다. 정확히 말해, 세상을 바라보고 느끼는 관점이 다른 것이다.
"넌 모노톤의 감성을 가진 것 같아."
"모노톤 감성?"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도 조금은 차가운 느낌이랄까? 흔히 말하는 도시 감성?"
"아... 대강 무슨 말인지 알겠다."
쉽게 말해, 같은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냈을 때 에프킬라는 아이폰의 감성, 티라미수는 갤럭시 감성에 가깝다.
"아이폰은 써본 적이 없어서 장단점은 모르겠고, 전 앞으로도 갤럭시파로 남을래요."
"난 아이폰도 써보고 싶은데..."
"우리, 배신하지 말아요."
에프킬라가 한결 같이 티라미수만 바라보고 좋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녀를 대체할 만한 여자, 아니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티라미수에 콩가루를 뿌린다고 해서 인절미가 되는 건 아니다. 가끔 그녀가 내뿜는 레이저가 아프게도 하지만, 그것조차 적응이 되어버렸다. 그녀는 '농약 같은 가시나'가 아니라 '마약 옥수수'였다. 한번 빠지면 헤어날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