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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지 Apr 09. 2024

프롤로그. 데이지프로젝트란?

일상여행자로, 일상을 관찰하며 소소한 행복을 찾는 프로젝트

프롤로그. 데이지프로젝트란?


‘데이지’라는 이름은, 외국인 친구에게 할머니 이름같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부모님이 지어주신 ‘보람’이라는 이름에서 벗어나 내가 직접 선택한 이름이라서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나름대로 내 개성이 담긴 이름이며, 들꽃인 데이지와 같이 살아가자라는 의미를 담기도 했다. 어렸을 때 웨딩피치의 데이지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어릴때는 릴리를 좋아했지만 자라고 나니 데이지가 예쁘다고 느껴졌다. 단발에 보이시하기도 하고 강한 이미지가 느껴져서, 이제는 데이지가 더 이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보람이라는 기존에 나에게 주어진 이름에서 벗어나 나만의 공간을 구축하는데 데이지라는 닉네임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인생학교의 소소한 즐거움이라는 책에서의 데이지꽃의 의미에 대해서 보고 데이지라는 이름을 참 잘지었다고 생각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발췌] 소소한 즐거움 中 데이지꽃

곰곰히 생각해보면 데이지라는 꽃은 마냥 아름답고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다. 뜻밖에도 이 꽃은 ‘문화적 위신’이라는 중요한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화사한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데이지는 거기에 걸맞는 위신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중략)

그것은 이 고운 꽃이 어딘가 부족해서거나 잘못해서가 아니다. 전적으로 이 꽃의 아름다움을 알아보지 못하는 우리의 잘못이다. 우리는 너무 흔하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이 꽃을 무시한다. 데이지는 희귀한 것만이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는 사고방식의 불운한 희생양이다.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대상의 목록에 올라가는 것이 문화적 위신을 갖는다. 하지만 아직 그 목록이 완성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책에서도 나왔듯이 ‘데이지‘는 평범한 것의 가치를 알려주는 의미가 있다. 데이지프로젝트 또한 일상의 여행자로서 소소한 것의 즐거움과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나’를 알아가는 프로젝트이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나의 취향’을 탐구하고, 조울증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아일랜드에서 살 때처럼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하도록하는 소소한 프로젝트이다.

데이지프로젝트를 발견한 아일랜드는 대체 어떤 곳일지 의문이 드는 분들이 계실 수 있겠다. 인스타그램에서 #데이지의워홀라이프 태그를 검색하면 그 때의 기억을 태그로 남겨 두었다. 나의 소소하지만 고됬던 외노자의 삶을 구경할 수 있다. 아일랜드 수도인 더블린에서 1년을 살면서 배운 것은 이야기 해보자면 속도가 느려도 괜찮아. 일을 시작하기 전에 차 한잔 먼저 마시고 시작하자 등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문화적인 것들이 있었다.

더블린에는 아일랜드 사람들만 거주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과 전세계의 영어를 배우려는 많은 사람들이 와서 학생비자로 영어를 공부하고 일을 구하고 정착하기도 한다. 나의 가장 친한 브라질 친구도 그곳에서 일을 구해서 적응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만약 내가 대학교를 마치고 아일랜드로 워홀을 떠났다면, 나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한국과 달리 나는 모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비자 문제라던가 비싼 병원비라던가 치안이 한국만큼 좋지는 않다. 하지만 10대 때부터 입시 경쟁에 치여서 달리던 나의 삶을 멈추게 하고, 내 삶과 나의 취향을 되돌아보며 10대때 알았어야 할 ‘나’를 찾게 되었다. 그리고 영어를 쓰는 새로운 자아이자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돌아왔다. 이 연유로 어디서든 영어로 대화하기 시작하면 느긋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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