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관장님 여든 아홉번째 생일날
우리 관장님은 서른살에 옥에 들어가셔서
이십년 넘게 옥살이를 하셨다
딸아이 돌 갓 지났는데 옥살일 시작했다고 하셨다
기껏해야 대학친구와 편질 주고 받고 학생들이랑 어른들이랑 농촌운동을 했다고 잡혀갔다고 하셨다
관장님 딸 보여 준다는 말에 전향 했다고 하셨다
잘못한 게 없는데 딸 보여 준다는 말에 잘못하다 했다 하셨다 잘못한 게 없어도 전향을 안하면 딸 안보여 준다는 말에 잘못하다 했다 하셨다
비봉중에서 학생들 가르치다가 순경한테 잡혀서 끌려가신 관장님 학생들 가르치다가 잡혀가실 때에도 계속 집중하자며 학생들을 독려했다고 하셨다 잡혀가던 길에 소사 아저씨를 만나 악수를 건냈지만, 악수를 받지 않은 그도, 쇠고랑을 차고 있던 자신도 이방인이일지도 모른다고 회상하시는 우리 관장님 나한테는 뫼르소보다도 더 이방인 같은 우리 관장님
관장님 생일날이 광복절이라고 얼굴 붉히시면서 말한다 스승의 날 연락드려도 그런 날은 잊고 아내와 딸의 날로 적어놓으라고 말한다
먼저 딸 떠나 보내시고 그리워 내 딸 보면 말 시키고 싶어 자꾸만 웃으시는 우리 관장님 내 딸이랑 헤어질 땐 두 눈에 눈물 가득 고개를 돌리시는 우리 관장님 나한테는 뫼르소보다 더 이방인 같은 우리 관장님 이제는 신영복 선생보다 더 삐뚤빼뚤 글씨를 더 예쁘게 쓰시는 우리 관장님
나는 우리 관장님 칼 맨날맨날 맞고 싶다
내 손목 내 머리 다 잘릴 때 까지 우리 관장님 칼 맨날맨날 오래오래 맞을 거다 내 주름 관장님처럼 깊어질 때 까지 난
관장님 칼 크게크게 자꾸자꾸 맞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