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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화
3. 프로젝트 방법론을 배우고 실제 실행을 해보다
HR Head 성장기
by
이직한 인사선배
Jun 18. 2023
신입입문교육 3주 후의 과정은 실무교육이었습니다.
실무에 바로 투입되거나, 본인이 지원한 직무에 대한 OJT를 받는 것이 아닌
신입사원 전 직원에게 현업의 프로젝트를 요구
하는 것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이 방법론은 어떻게 보면 아마추어적이면서도,
매우 파격적이며 효과적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신입사원에게 엄중한 고객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시켰다는 것이 참 아마추어스럽고,
신입사원 300명의 인건비만 해도 하루에 수 천만 원이 넘었다는 점에서 참 파격이었으며,
지금 돌아보면 그들이 회사 곳곳에서 인건비 이상을 해주는 것을 뛰어넘어
현재 여러 곳곳에서 충분히 인정받고 있음을 볼 때 인재경영 관점에서 충분히 효과적이었던
것도 같습니다.
아무튼 신입사원은 주어진 일만 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적극적으로 고객이 말하는 문제를 찾아서 해결해 주는 방법론을 배우고
고객조사를 통해 실제 해결해 주는 과정을 8주 정도 거쳤습니다.
사내 인하우스 컨설팅 조직의 PD들이 '맥킨지식 문제해결/정의방법'을 강의하고 고객조사방법론 10여 개를 학습한 후 현업의 선배들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선배들은 정말 현업의 문제를 우리 앞에서 진지하게 설명했었는데
참 당황스러우면서도 가슴이 떨렸던 기분이 듭니다.
"이게 비즈니스인가? 고객의 문제를 우리가 직접 해결해 본다니"
지금 돌아보면 참 순수하고 열정이 넘쳤는데요.
신입사원의 관점에서 정말 좋은 기회였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대졸 신입사원을 뽑거나 경력사원을 뽑은 후에
프로젝트 방법론과 프로젝트 실행을 직접 시키는 경우는 정말 드뭅니다.
기껏해야 괜찮은 선후배를 버디(buddy)나 멘토로 붙여 주고 스스로 배우도록 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HR(인사) 신입사원이었지만 제가 배정받은 프로젝트는
'아웃도어 의류브랜드의 신규상권 확장진출 전략'이었습니다.
당시 아웃도어가 매우 붐이었습니다.
등산을 하면 모두가 형형색색의 아웃도어 의상을 입고 있었고
장비 수준 또한 서울/경기 도심에 어울리는 수준을 넘어섰죠.
어떻게 보면 거품이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Market이었을 겁니다.
저는 여기서 크게 3가지를 배웠던 것 같습니다.
1) AS-IS (현 상황)와 TO-BE (이상적인 모습)의 GAP을
정의하고, GAP의 해결을 위한 가설사고와 검증 방법론
2) 내 앞에 놓은 문제를 현상, 진단, 대안, 기대효과, 향후계획의
프레임으로 쪼개서 하나씩 지워가며 해결하는 사고방식.
3) 경쟁사와 고객을 미친 듯이 파악하고 분해/분석하는 끈기.
신입사원이지만 고객의 문제를 발견/정의하고 실제 고객에게
여러 방법론을 통해 물어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현업의 선배 1분이 PM으로 붙어 있었기에 그분의 가설과 현황을
들으며 신입사원 4~5명이 가설을 세워 빠르게 고객에게 묻고 검증하고
경쟁사를 파악하는 과정은 늘 새벽 1~2시까지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포괄임금제니 초과근로수당이니 노무적인 의식이 크게 올라갔지만
당시에는 프로젝트 마감기한과 다른 프로젝트 팀을 이겨보고 싶다는 경쟁심이
업무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인상적이었던 것은 문제에는 '뿌리원인' Root Cause가 있고, 해결방법은 경쟁사나 Best Practice 또는 고객의 말과 생각에 이미 있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것을 발견하고 정리하고 고객이 원하는 방법과 방식대로 해결해 주고자 하는 '의지'와 '끈기'를 '누가' 유지하고 보여주느냐 라는 것이었습니다.
HR(인사) 신입이었지만, HR과는 전혀 상관없는 프로젝트를 통해 일하는 습관과 방법을 꽤 빨리 배울 수 있어서 감사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프로젝트로 조를 이뤄 일을 해보면,
사람은 '강점'으로 일하고, 탁월한 '강점' 이면 시장가치가 크고 누구나 자신만의 강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의 깨달음은 저의 인재경영 철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데요. 사람의 '강점'을 보고 뽑고, 뽑았다면 그 강점에 맞는 역할과 role을 주고
계속해서 확인하고 동기부여하는 것이 조직의 성취와 성장에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사람의 강점을 보고 뽑고, 그에 맞게 일을 시켜야
나중에 조직과 fit이나 성과가 맞지 않을 때에도 부드럽게 헤어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너무 Case by Case 일 수도 있기에 언젠가 또 언급해 보겠습니다.
결국 신입사원 프로젝트에서 제가 속한 팀은 2등을 차지하게 됩니다. 1등은 정말 유명한 브랜드의 프로젝트 팀이었고, 저희는 아직 신생 브랜드의
프로젝트 팀이었기에 신입사원들 사이에서는 저희가 1등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아웃도어의 상권확장 프로젝트였기에 '어떤 상권'에 '왜', '어떻게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가 빠르게 도출되었고 이때의 프레임과 생각방식이 회사 상권팀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프로젝트로 일해 본 경험은 HR 현업에서도 도움이 됐습니다. 실무 프로젝트를 거쳐 저는 바로 채용교육팀으로 배치가 되었고,
2만 명 신입지원자 확보라는 목표를 향해 우리의 기존 채용의 전략적 포인트를
경쟁사와 대비하여 하나하나 분해한 후 전략을 세워 대응하게 됩니다.
이때의 경험과 계획들이 MIX가 되어 기존 회사들이 중고등학교를 빌려 인적성검사를 하던 관습에서 벗어나
경기도의 큰 전시관을 통째로 빌려 한 번에 인적성검사를 하는
장소/브랜딩의 효과를 올려 언론에 나름 주목을 받게 되죠.
이 부분을 함께 기획하고 고민했던 선후배들이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또한 그때의 고민 포인트도 기억이 생생하고요.
좋은 HR이 되기 위해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인사 관련 자격증을 따거나, 인사 관련 책을 읽거나 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프로젝트로 현업의 문제를 긴박하게 해결해 본 Sprint 방법,
즉 요즘의 애자일 방식의 문제해결경험이 참 중요한 Back Ground가 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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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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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Brunch Book
안녕하세요.인사팀장 인사드립니다
01
1. 프롤로그
02
2. 인사 신입사원이 경험한 입문교육
03
3. 프로젝트 방법론을 배우고 실제 실행을 해보다
04
4. 채용팀 막내로 합숙면접을 운영하다
05
5. 대기업인데 인적성검사 준비 직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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