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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인사팀장 인사드립니다
05화
5. 대기업인데 인적성검사 준비 직접함
HR Head 성장기
by
이직한 인사선배
Jun 23. 2023
4편에 소개해드린 합숙면접의 홍역을 치른 후 후배기수들을 잘 선발합니다. 약 250명의 신입사원이 최종선발 됐고, 채용팀은 숨을 좀 돌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합니다.
250명 중 30명이 넘는 인원이 입사를 포기하게 됩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인 것 같으나 결국 하나였습니다.
"우리 회사도 붙고 다른 회사도 붙었는데 다른 회사를 선택한 것" 이죠.
그때 제가 다닌 회사는 매출규모는 대기업이었으나
5대 대기업은 아니었습니다. 이탈한 인원의 대부분은 5대 기업을 선택한 것이었죠.
사실 예견된 일이기도 했습니다.
아주 좋은 인재들을 미리 '선점' 해 보겠다는 의도 하에,
다른 대기업들 대비 대졸공채 일정을 2주 정도 당겼고
다행히 좋은 인재들이 지원을 많이 했으나,
결국 저희 회사가 그들에게
좋은 면접연습이자 나쁘지 않은 PlanB가 된 것이었죠.
결국 저희를 PlanB로 삼은 친구들 (특히 소위 학벌이 좋은 친구들)은
1~2년 안에 이탈하는 결과가 발생합니다.
선발한 250명 중 200명 정도가 남게 되면서
채용팀은 Review를 세게 해 보기로 합니다.
예비 핵심인재들을 빨리 만나려고만 했지,
'왜 우리 회사인지? 우리 회사에서 어떤 비즈니스를 하려 하는지'가
정리된 인재들을 뽑으려는 의도가 빠져 있었음을 발견합니다.
요즘 HRer들 사이에서 필수단어인 'fit'을 보지 않은 거죠.
'Fit'을 보기 위한 여러 장치들 중에서 우리는 '인적성검사'를
Fit 검증을 위한 효과적인 Bar로 설계하기로 합니다.
기존은 중고등학교를 빌려 취준생의 거주지를 고려하여
인적성검사를 배려하였다면,
다소 미안하지만 '정말 우리 회사 오고 싶은 사람만 왔으면 좋겠어'라는
취지를 담아, 단 하루, 단 하나의 장소에서 인적성검사를 진행합니다.
그것도 5대 기업의 인적성검사와 중복된 가장 HOT한 날짜를 선택하죠.
보이지 않는 인재전쟁의 상황에서 이런 선택은 채용팀장 혹은
CHO의 입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결단이었습니다. 전략이었다고 봐야겠네요.
그래서 저희들은 전술을 치밀하게 짰습니다.
브랜딩으로 연결할 수 있는 대형 컨벤션홀을 잡자.
남들과 다르게 그룹의 CHO가 인적성검사장에 와서 격려하는 시간을 잡자.
언론사를 통해 우리의 바뀐 방식을 어필하여 마케팅해보자.
인적성검사 당일을 하나의 잘 기획된 이벤트로 만들어 보자.
실행하는 입장에서는 너무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합숙면접과는 또 다른 근육이 필요했죠.
지원자들이 컨벤션홀로 오기 위해 전철을 타고 올지, 버스를 타고 올지를
예측해서 바닥에 (잘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청소하기 편한...) 방향 스티커를 붙이고,
행사장을 세팅하고, 인적성검사업체와 시나리오를 짜서 핸들링하는 등
상상치 못할 에너지가 들었습니다.
드디어 결전의 D-DAY.
인적성검사가 서울도 아닌 경기도권에서 진행됐고,
당시 H자동차의 인적성검사가 동일한 날짜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정인원 2천 명 중 참석률 90%가 넘는 인원이 참가합니다.
CHO의 말씀은 힘이 넘쳤고 지원자들의 긍정적인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죠.
하지만 돌아보면 그때 많은 지원자들이 이탈 없이 인적성검사에 참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룹의 활발한 M&A 소식도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함께 힘을 합하니 원하던 것을 초과하여 이루게 된 거죠.
이 과정을 통해 HR 신입사원인 저는 대형 대졸공채의 운영과정 전반을
모두 익히게 됩니다. 프로세스를 운영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마인드에서 전략적 포인트를 잡고 판을 뒤집는 것을 고민하는 것을
배우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준비하는 과정 전반은 너무 힘이 들었지만,
10년이 넘은 지금도 그 순간을 선명하게 기억하는 것을 보면
그때가 제 HR 인생의 단단한 기반이 된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다음은 계열사 CEO와 회장님까지 모두 참석하는 최종면접의 준비과정과
실제 의사결정 등을 보며 배운 것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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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안녕하세요.인사팀장 인사드립니다
03
3. 프로젝트 방법론을 배우고 실제 실행을 해보다
04
4. 채용팀 막내로 합숙면접을 운영하다
05
5. 대기업인데 인적성검사 준비 직접함
06
6. 대기업 최종면접의 쫄깃한 압박감(준비자 관점)
07
7. 인사 입사 6개월 만의 1인 프로젝트(장교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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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기업 인사총괄 (현)IT 스타트업 CHO # 취업,이직,일잘러,리더십 # seazer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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