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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인사 입사 6개월 만의 1인 프로젝트(장교채용)

HR Head 성장기

by 이직한 인사선배

그룹 HR실 세대교체의 수혜(?)를 받은 저는

신입이지만 성장에 큰 도움이 될 프로젝트를 받습니다.



입사 6개월이 막 넘운 시점에 전역 장교를 대상으로 특별채용을 하라는 미션을 받은 것이었죠. 이유를 파악해 보니, 제가 열심히 실행에 가담했던 신입사원 최종면접의 결과가 회사 입장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의 업종, 업태, 규모, 전략에 따라 필요로 하는 인재상이 다르기 마련인데 그 해 신입사원에 리더십이 강해 보이는 자원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군 출신이라고 리더십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지만, 회사는 장교출신 자원의 충원을 원했습니다. 당시의 저는 회사의 장교채용 특별전형 전략에 이렇다 저렇다 할 위치는 아니었습니다. 그저 잘 실행할 방법을 찾아야 했죠.


하지만 뜨악할 일은 정말 저 혼자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된 것이었습니다. 정말 저 혼자... 였네요.




덜컥 겁이 났습니다.


채용공고에 오타가 나면 어쩌지 라는 작은 걱정부터,

인재풀이 모이지 않으면 어쩌나, 회장님께 쓰는 보고서도 나 혼자 써야 한다는 압박감 등으로 말이죠.


믿어지지 않는 현실이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돌아보면 그 때의 제가 일을 잘해서 시키셨다기 보다는

정말 일할 수 있는 자원이 없었기도 했고, 당시 제 사수들이 계속 이동하며 바뀌었던 상황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병장으로 전역한 제가 장교채용을 맡습니다.

주어진 기간은 1달. 목표는 20명 (그것도 양질로).

예산은 대졸공채 인당예산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을 배정받죠.


고민을 거듭하다가 입문교육 시절 때 교육 받은대로 목표를 두고 거꾸로 실행을 계획하기 시작합니다.


20명 최종합격이 목표라면, 실무면접은 몇 배수가 와야하고, 인적성검사는 몇 배수가 와야하는지 등을 따졌고, 이를 토대로 초기 채용공고와 인재풀의 확보숫자에 성패가 달렸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장교들은 어디서 취업정보를 볼지 전혀 막막했지만 프로젝트 고객조사 하던 방식대로 전역장교출신들을 인터뷰 하면서 유용한 홍보채널을 조사&선정했고, 예산이 적었기에 되도록 무료게시의 방법을 선택해 나갔습니다.


지금처럼 유튜브나 SNS가 활발한 시점도 아니었기에 사내 장교분들을 통해 채용입소뮨을 냈고, 문의가 오면 최대한의 성실함과 친절함으로 대응했던 것 같습니다.


국방일보, 잡코리아, ROTC 동문회 등 안 돌아다닌 곳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운좋게도 목표하던 인재풀이 모입니다.


다만, 인재풀의 질적수준도 중요했기 때문에 제가 타겟으로 하는 지원자가 지원 중인 것이 발견되면 그 분은 따로 티타임도 제안하고 주변 지인도 소개 받는 등 거의 영업사원처럼 뛰었습니다.


최종면접을 앞둔 시점에서는 회장님께 보고서가 들어가야 했습니다. 어떤 전략과 실행을 했는지, 어떤 GAP이 있었는지, 최종면접 대상자는 어떻게 배치할지 등을 신입사원 나부랭이이던 제가 직접 쓰게 됩니다.


당연히 엄청난 압박감에 2~3페이지 작성에도 밤을 새우게 되는데요. 이때 참 많이 배웁니다.


남이 쓴 잘된 보고서의 와꾸를 그대로 가져와도 보고, A4용지에 제 생각을 적어보기도 하면서 그간 제가 달려온 채용과정을 정리하고 나니 머릿속에 채용프로세스 체계와 노하우가 쌓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행히 최종면접 보고서는 잘 통과됐고, 최종면접 세팅과 준비 때에는 신입인턴이 1명 합류하게 되면서 훨씬 수월하게 준비를 마치게 됩니다.


최종면접은 긴장감이 엄청났지만 결과적으로 목표했던 20명 채용에 성공했고, 10여년이 지난 지금 20명 중 5명의 인재가 현재에도 차부장급 핵심인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은 것은 크게 3가지 였습니다.


1. 어떤 채용도 혼자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2. 채용프로세스 A~Z까지의 경험

3. 주변 평판의 긍정생소리 급상승



특히 제가 신입사원인 주제에 밤을 새우며 머리를 쥐어뜯는 모습을 보고, 옆 부서의 팀장님께서 저를 데려가게 됩니다. 이것은 새로운 기회이자 또다른 시련의 시작이었죠...


다음 이야기는 100명 경력공채를 2달만에 완료해야 했던 스토리를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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