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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채용팀 막내로 합숙면접을 운영하다

HR Head 성장기

by 이직한 인사선배

신입사원으로서 프로젝트로 일하는 법을 익힌 저는,

그룹의 CHO실로 배치되었고 채용팀 막내로서 제 다음기수 신입사원 채용에 곧바로 투입됩니다.


여러 성장포인트가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합숙면접 운영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뜻이겠죠.


경험해 보니 합숙면접은 장단점이 분명한 평가기법 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관점'으로 합숙면접을 운영할 것인가 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 회사는 글로벌 확장을 활발하게 계획했기 때문에 신입사원 채용규모가 상당했습니다.

규모 뿐만 아니라 여러 전략적 포인트를 잡고 채용시장을 흔들어 양질의 인재를 확보하려했습니다.

결과적으로 N**** 실검에 수차례 1위를 기록하기도 했었죠.


전략적 포인트 중 하나인 합숙면접은 강원도 모 호텔에서 진행됐습니다.

1박2일 과정이었는데요. 실행을 신입사원인 제가 맡다 보니 정말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당시 그룹CHO실은 세대교체 과정이었기 때문에 딱히 일을 배울 사수도 없었습니다.


준비가 쉽지 않았던 이유는 수십 가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당시 합숙면접자가 약 1천명이다 보니 500명씩 호텔을 2곳 잡아야 했고,

서울 사옥 앞에 지원자를 모두 불러 이름표와 옷 등을 나눠주고,

버스에 태워 합숙면접 장소까지 인솔하는 과정이 1차 난관이었습니다.


합숙면접장에 도착하면 자리에 앉혀야 하고

무엇보다 합숙면접을 함께 할 '평가자'들을 교육하고

그들에게 평가값을 취합하는 것도 정말 큰 일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이때 대형 채용실행을 경험한 이후로 행사를 준비하고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성장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다음 기수에서 대형 전시회장을 빌려

인적성검사를 한 방에 보는 실험도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었죠.


HR을 작은 회사에서 경험해서 하나하나 빌딩하고 규모를 키운 경험도

의미와 가치가 있지만, 큰 회사에서 큰 행사를 경험해 보는 경험도

정말 큰 배움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합숙면접을 실행한 이유는 크게 2가지 였습니다.


첫째는 브랜딩 입니다. 면접장소가 그룹이 보유한 호텔체인이었기에

겉으로 보기엔 아주 화려하진 않지만 그룹이 내실있는 휴양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라는

점을 어필하고자 했습니다. 당연히 점심/저녁식사도 매우 좋았고 중간중간 간식도

지원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제공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모든 것을 세팅했던 저는 뒤에서 남몰래 너무 힘들어서 울었던 기억이 있네요)


둘째는 이력서/자소서/1차면접에서 보지 못했던 개인의 성장스토리와 행동을 보기위함

이었습니다. HR의 영역 중 '평가와 교육' 파트의 기법 중 하나인 Assessment Center는

대상자들을 한 곳에 모아 평가하거나 교육하는 기법인데요.


합숙면접을 통해 대상자들을 모아놓으면 그 가운데 대상자들의 수준이 드러나고,

서류와 1차면접을 통해 보지 못했던 긍정/부정행동과 언어들이 들리고 보이게 됩니다.


이를 평가자를 통해 평가하고자 함이었죠.

(합숙면접이 반복되면서 나중에는 합숙면접 대상자 상호간의 평가도 진행하게 됩니다)


합숙면접 실행의 의도는 아니었지만 이 과정을 통해

당시 CHO실의 HR인재들이 채용에 대한 관점에 눈을 뜬 효과도 부수적으로 따라왔습니다.




이제는 상황이 많이 변하여 대기업들도 그룹단위 신입공채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지만

여전히 공기업이나 일부 기업들은 공채를 실행하고 계시기에 합숙면접의 변형된 적용은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왜 합숙면접을 하는가' 이고, '무엇을 볼 것인가' 이며, '누가 합숙면접을 통해

후보자들을 평가할 것인가' 인 것 같습니다. 물론 평가가 아니라 '우리 회사 좋다.

그러니까 오세요' 라는 차원의 '인풋이자 PULL' 일 수도 있습니다.




당시 합숙면접을 통해 알게 된 지원자들의 행동과 태도는

실제 현업에서의 행동/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성공이었고 얻은 것이 많았다고 당시 Review 를 했던 것 같네요.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음 신입사원채용은 인적성검사 파트에 전략적인 변곡점을

두게 됩니다.


다음에는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사진출처 : 준비 많이 하고도 면접에서 자꾸 떨어지는 이유 | 중앙일보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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