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이자 핵심계열사의 HR총괄이었고, 휘하의 HRBP와 팀원 규모가 20~30명 이었습니다.
"만났다"는 표현을 쓴 이유는, Head로의 발탁이 제 욕심과 능력 때문만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룹 CHO가 새롭게 서시면서 기존의 Head를 교체하는 결단을 하셨고 갑작스럽게 발탁이 된 거죠. 6개월이 지난 후에 그룹 CHO도 해임되셨고, 그후부터 제가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때까지 그룹의 CHO는 공석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HR로서는 위에 아무도 없는, 커리어의 끝단까지 가게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고 그룹CHO 없이도 메인계열사의 HR을 나름 문제없이 이끌었다는 작은 자부심의 시기였기도 합니다. 창업주께서도 저를 CHO로 부르시며 많은 업무주문을 하셨습니다.
15화에서 이어집니다. 인사기획러로서 훈련받으며 여러 경험을 했고, HR Head로서의 Do와 Dont를 나름대로 정리해오며 살았기에 "이 조직을 성공시켜 보리라"라는 의지로 Head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Head로 선 당시는 코로나가 성숙기에 속했던 21년 3월경 이었습니다. 코로나를 거치며 매출은 소위 반토막이 났고 핵심인재들도 지쳐가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많이 떠나기도 했구요. 반전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HR도 결국 사업의 성과 (매출, 이익) 가 나지 않으면 존재이유가 희미해진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절치부심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해법에 대한 저와 CEO의 의견은 동일했습니다.
요약하면 2~3줄정도에요.
작은 성공의 사례를 찾고 키우고 동기부여 해주자. 그 작은 성공은 고객의 니즈와 불만, 시장기회, Best Practice 회사의 비즈니스 원리에서 나온 것이어야 한다.
그럼 작은 성공은 어떤 영역에서 이뤄져야 할까요.
데이터에서 기반한 핵심지표를 바꾸는 활동이어야 하고 그 지표는 사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킹핀이었을 때에 효과가 컸습니다. 핵심의 혁신 이라고 해야할까요.
제가 총괄하던 사업부의 핵심지표는 2가지였습니다. 정상판매율과 퀵리오더 매출액.
쉽게 이야기하면 잘 만들어서 제 값 받고 파는 비중(정상판매율)과 트렌드에 맞게 바로 대응한 판매액(퀵리오더 매출액)을 잡고 관리한 거죠. 어찌보면 상반되지만 다 설명 드릴 수 없는 전략과 경영의 묘미가 있습니다.
핵심지표에는 핵심인재가 붙고, 그 인재의 주도 하에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agile하게 결과물을 내고, 1~2주에 한번은 보고하게 하면서 전사가 지원해주는 형태로 경영을 해 나가는 것이 노하우입니다. HR은 이 과정에서 핵심인재의 상태를 파악하고, 숨겨져 있던 인재를 발굴하며, 성과가 나왔을 때의 동기부여의 WHAT과 HOW를 고민하죠.
이 과정을 수평/수직적으로 전사로 계속 확장시켜 가는 것 입니다.
자연스럽게 핵심프로젝트에 핵심인재가 붙게 되고, 목표가 좁혀지면서 전사의 얼라인 뎁스가 두꺼워지고 몰입이 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21년 5~6월, 즉 Head가 된지 3개월쯤 지나면서부터 핵심지표가 개선되기 시작했고 매출과 이익도 눈에 띄게 성장하게 됩니다. 코로나 이전 보다도 성장하는 결과가 나타나면서 저도 Head로서 큰 인정을 받고 승진하게 되었죠. 핵심이 무엇인지 Data를 통해 파악하고, 시장과 고객의 니즈에 맞게 민첩하게 움직이며, 움직인 것에 대한 수고와 공헌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보상하니 드디어 성장과 혁신의 바퀴가 구르기 시작했습니다.
한바탕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HR이 사업의 성과에 대해 고민하고 액션하지 않으면 존재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CEO를 비롯한 경영진과의 호흡과 협업이 정말 중요하겠죠.
그래서 돌아보면 저는 운도 좋았습니다. 좋은 CEO, 지혜로운 동료들과 함께였기에 Head로 있는 동안 귀한 성과들을 많이 맺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Head로서 성과를 낸 이야기를 2편에서 좀 더 해보겠습니다. 신입사원 채용전략을 쓰게 된 이유와 업계 Best Practice를 눈코뜰새없이 만나게 된 이야기 위주로 풀어볼게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