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에 우리 도서관 이름을 검색해 봤다
구직을 위해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볼 땐 항상 나의 쓸모를 증명하고 내가 모르는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게 불쾌하고 짜증 날 때가 많았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뭔데 나를 판단해? 면접에는 활기찬 모습으로 질문에 대답했지만 속으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서른 살에 처음 카페에서 일할 때도 가끔 우리 가게의 리뷰를 찾아보곤 했다. 당시 일했던 가게엔 특별한 메뉴는 없었지만 언덕 높은 곳에서 주변의 풍경을 통창으로 감상할 수 있어 좋은 평이 많았다. 블로그 리뷰 포스팅에 올린 사진에는 간간히 내가 등장하기도 했다. 모자이크 된 모습이었지만 나는 나를 알아볼 수 있었고, 사진 속의 내가 밥 값을 하고 살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도서관은 물건을 판매하지 않으니 별점이나 영수증 리뷰는 없지만 우리 도서관의 내부 사진이 있다. 그 사진 속에 나는 없었지만 여러 사람이 리뷰를 올린 시기가 다 다른 만큼 내부 소품들도 달라져있는 게 보이니 그 시기의 내가 생각나서 묘한 기분이다. 별점이 없으니 즉각적인 평가에서는 자유롭지만 블로그 리뷰들도 하나하나 링크를 눌러보면 사람들이 우리 도서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어 찾아보는 일도 즐겁다. 물론 현장에서 실감 나는 목소리로 듣는 리뷰도 언제나 반갑다.
“와, 시장에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어요!"
“내가 이 동네에서 평생 살았는데 여긴 처음 들어와 보네. 허허”
무려 70개가 넘는 블로그 리뷰 중 우리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의 리뷰를 적은 포스팅도 있고, 사진은 분명 우리 도서관인데 도서관 이름을 잘못 적은 포스팅도 있다. 또, 우리 도서관 맞은편에 붕어빵을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지금은 사라졌다), 붕어빵 가게는 보통 노점이라 지도 링크를 걸 수 없으니 우리 도서관으로 링크를 걸어둔 사람도 있다. 궁금한 마음에 링크를 빠짐없이 클릭해 행간의 묘한 뉘앙스까지 찾아 읽으려고 하게 된다.
다행히 비난이나 단점을 지적하는 포스팅은 없었다. 어쩌면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포스팅이 아니라 다시는 우리 도서관을 찾지 않아서 알 수 없는지도 모른다. 어르신들은 원하는 대로 안 되면 우리 도서관을 관리하는 지자체에 바로 전화를 걸어 호통치는 경우가 많아 익명의 공간인 인터넷에 남기지 않는다. 그런 건 시간이 지나도 적응이 안 되지만, 몇몇 어르신들은 불편한 걸 참을 수 없을 때가 많다는 걸 이해는 아니고 그냥 인정하게 됐다. 언제나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방향으로 운영하지만, 개인의 생각은 다를 수 있고 나는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그러니 평가에 너무 예민해지지 말자고 나 자신을 설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