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분들께는 희망적인 요소, 투자자 분들께는 때때론 현혹의 요소
오늘은 나름대로의 소신 발언을 해 보고자 한다.
많이들 바이오벤처기업에 투자를 진행할 때 (특히 국내 바이오 기업), 신문기사 내용을 많이 참조하곤 한다. 해당 기업의 신약으로 진행하는 1상 또는 2상 임상시험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와서 이 결과들이 대대적으로 신문 기사로 보도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신생기업에서 임상시험을 제대로 디자인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다면 기업의 측면에서는 큰 성과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 기사들을 보고 많은 개미 투자자 분들이 해당 회사에 주식 투자 등을 진행하는데, 보통은 해당 주가가 반짝 상승하였다가 뚝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올라간 주가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기록하는 경우가 드문 이유는 무엇일까?
내 판단으로는, 해당 임상 시험 결과가 매우 적은 수의 한정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초기 단계 임상시험 결과이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는, 3상 임상시험에서 대규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결과가 있어야지만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의 허가도 진행할 수 있고, 환자분들께 약물도 전달이 될 수 있고 그 회사의 직접적인 성장도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환자분들께는 위의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현재 상용되고 있는 항암화학요법이나 고가의 특정 암에 허가받은 신약들을 모두 사용을 했음에도, 차도가 없는 경우에 큰 센터 (Big 5 병원, 지역 거점 종합병원)에서 시행하는 1상~3상 임상시험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는 있다. 모든 임상시험이 그렇듯 검증되지 않은 약제라는 위험성은 있지만, 비용을 들이지 않고 새로운 기전의 약제를 투여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4기 암의 환자분들께서 이미 수 차례 치료를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암세포 증식이 일어난 경우 이러한 임상시험들은 하나의 돌파구로서 작용할 수 있다.
더불어, 1상/2상 시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이 결과를 바탕으로 각 병원에서는 '허가초과요법' 신청을 진행할 수가 있다. 이 신청이 심사평가원에 제출되고 위원들의 평가가 만약 긍정적으로 검토되어 '허가초과요법'으로만 등재가 되면, 각 병원에서는 환자의 상태 판단 하에 식약처 허가가 되지 않은 제품이지만 이를 근거로 사용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이 허가초과 요법은 제약회사에서 시행하는 환자 지원 프로그램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약제나 회사에 따라 약품 비용을 반액정도 지원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드물게도, 1/2상 연구가 진행된 질환이 너무나도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부족하고, 1/2상 임상 연구에서의 결과가 굉장히 성공적으로 나와서 윤리적으로 이 약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1/2상 연구를 가지고도 약물에 대한 FDA나 식약처 허가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평가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진행하는 것이 맞겠다.
그렇다면, 이 임상시험, 그리고 1상-4상 임상시험이 뭐길래 이렇게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는 걸까? 가볍게 1상~4상의 정의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다.
임상시험이라 함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증명할 목적으로 해당 약물의 효과를 확인하고 이상반응을 조사하기 위하여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험 또는 연구를 말한다.
임상시험은 개발 단계가 있다. 종종 4가지 시간적 단계 (1상-4상)로 구성이 된다고 설명된다.
1상은 새로운 시험 약물을 인간에게 처음 투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연구는 일반적으로는 비치료적 목표(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는 목표는 아님)를 가지며 건강한 자원자 또는 특정 유형의 환자 (예를 들면 경증 고혈압 환자)에서 수행될 수 있다. 잠재적 독성이 큰 약물, 예를 들어 암 환자에게 쓰는 세포독성 약물은 일반적으로 환자에서 연구된다.
1상에서 수행된 연구는 일반적으로 초기 안전성 및 내약성(약물을 얼마나 잘 참아내는지), 약물이 어떻게 몸에 흡수되고 분포되고 대사 되고 배설되는지, 약물의 혈중 농도와 반응의 상관관계가 어떤지, 약물이 효과적인지(짧은 기간의 약물 노출로 쉽게 측정될 수 있는 경우에만)를 평가한다.
2상은 일반적으로 환자에서 치료 효능을 탐색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는 연구를 간주한다.
초기 치료 탐색 연구는 치료군(신약 투여군)이나 대조군 (위약 또는 일반적으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치료를 받는 군)에 무작위 배정을 하여, 각 군을 비교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연구 디자인을 사용할 수 있다.
2상 연구는 상대적으로 좁은 기준으로 선정된 환자 그룹에서 진행되고 면밀히 감시된다. 이 단계의 중요한 목표는 3상 시험을 위한 약물의 용량 및 요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 단계의 초기 연구는 용량과 약물 효과/반응의 상관관계를 조기에 확인하기 위해 서로 다른 용량을 각 군마다 투여받는 용량-증량 설계를 사용하기도 한다. 2상에서 사용되는 약물 용량은 일반적으로 1상에서 사용되는 최고 용량보다 낮다.
2상 임상시험의 추가적인 목표는 연구가 평가하고자 하는 1차적인 목표들, 치료할 대상 인구(경증 vs 중증)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3 상연구는 일반적으로 치료적인 이익을 입증하거나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구이다.
제2상에서 약물이 의도된 질병 및 대상 인구에 대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예비 증거를 확보한 뒤, 이를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한 예비 증거를 확인하도록 디자인이 된다. 보통 제약회사에서 마케팅 승인을 위한 적절한 근거가 된다.
3상 연구는 더 넓은 인구, 질병의 다른 단계 (경-중증을 모두 아우르는) 또는 다른 약물과의 병용 사용 시 약물의 사용을 탐구할 수 있다.
약물에 대한 장기 노출을 포함하는 시험은 일반적으로 3상에서 수행되지만, 2상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
4상 연구는 약물 마케팅 승인 후 시작된다.
약물이 승인되고 나서 승인된 질병(적응증)과 관련된 모든 연구를 4상이라고 칭한다. 이들은 약물 마케팅 승인을 위해 필요하지 않다고 간주되지만 때때로 식약처에서 4상 시험을 수행할 것을 기준으로 조건부 허가를 내주기도 한다. 4상 연구는 그럼에도 약물 사용을 최적화하는데 종종 중요한 연구이다.
추가 약물-약물 간 상호작용이나, 대규모의 실제 삶 속에서의 데이터 (real world data)가 필요하거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연구를 통해 허가받은 약이어서 한국인 데이터가 없는 경우에 4상 연구가 별도로 진행되기도 한다.
요약하면,
1상 연구는 가장 초기 연구로 약의 안전성과 대사작용을,
2상 연구는 3상 연구의 시그널을 보는 연구로,
3상 연구는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실하게 확인하여 허가 제출에 보통 쓰이고,
4상 연구는 실제 치료 승인받은 적응증 내에서 실제적인 사용에도 문제없이 임상연구 데이터와 같은 임팩이 있는지를 보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모두 각 연구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향후 항암제와 관련된 결정을 내림에 있어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출처]
1. 식품의약품 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정책정보> 의약품 정책정보> 임상시험 정보 | 식품의약품안전처
2. ICH 삼자 지침 - E8 (임상시험에 대한 일반적인 고려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