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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가 반응했다? 어떻게?

데이터가 나왔다는데,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를때 - 객관적 반응률 편

by 워케이셔너

일반적으로 일반인 분들께서 항암제와 관련된 최신 동향을 알아보고자 여러 신문 기사를 찾다 보면 도통 익숙하지 않은 표가 아래처럼 나오곤 한다.

[출처] 박셀바이오 간세포암 임상 2a상 결과 공개... ORR 약 70%

사실 항암치료쪽과 관련성이 적은 의료전문인 분들도 본 표를 다른 배경 지식 없이 첫 눈에 보면 생소한 부분이 꽤나 많을거라고 지레짐작해본다. 뭔가 감은 오는데 확실히 저 단어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는 기분. 객관적반응률? 질병 조절률? 항암제가 반응한 비율이라는 건 느낌이 오는데,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반응을 했다고 얘기하는 걸까? 그리고 독립검토 위원회와 임상연구자는 또 뭐고?


자자, 우선 진정하시고, 차근차근 하나씩 알아가 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다.


우선 암세포가 약물에 반응했는지를 보는 국제적인 기준은 정해져 있다. RECIST (Response Evaluation Criteria in Solid Tumors) 라는 기준에 맞추어 항상 평가를 하는데, 2009년도에 발표된 version 1.1 이 현재까지 잘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항암치료 후 효과 판정으로 여러 가지 정의를 하고 있다. 저 암덩어리의 길이나 크기의 측정은 보통 이미지 기법 (예. MRI, CT 등) 을 사용하여 일반적으로 측정한다.


1. 완전 관해 ( CR, Complete Response) : 관찰되었던 모든 병변의 소실 및 관련된 병이 있는 림프절에 전이된 암이 짧은 지름 기준으로 10 mm 미만으로 감소함

2. 부분 관해 (PR, Partial Response): 모든 병변의 가장 긴 지름의 합이 30% 이상 감소됨

3. 불변 (SD, Stable Disease) : 완전관해(CR), 부분관해 (PR) 또는 진행(PD)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

4. 진행(PD, Progressive Disease): 모든 병변의 가장 긴 지름의 합이20% 이상 증가하고, 그 절대값의 합이 최소 5mm 이상 증가하거나 또는 새로운 암덩어리가 관찰되는 경우


이 정의를 토대로,

객관적 반응률 (ORR, Objective Response Rate 또는 Overall Response Rate 이라고 부름 )

= 완전관해 (CR) + 부분관해 (PR) 의 비율 (%로 표현) 이고,

질병 조절률 (DCR, Disease Control Rate)

= 완전관해 (CR) + 부분관해 (PR) + 불변 (SD) 로 표현 한다.


쉽게 말하면, 객관적 반응률은 전체 환자 대비 종양 크기 감소 등의 객관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환자의 비율로 해석하면 조금 더 쉽고, 질병 조절률은 암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것처럼 암 환자의 종양이 악회되지는 않은 불변 환자분들의 비율까지 조금 더 포괄적으로 본 비율로 생각하면 된다.


그럼 독립검토 위원회(BICR) 와 임상연구자 (Investigator) 평가 시의 비율이 다른 이유는 뭘까?

독립검토 위원회는 말그대로 임상시험에 참여한 연구자와는 독립적인 임상시험 평가 위원회에서 환자의 데이터만 보고 효과 평가를 한 결과이다. 아무래도 조금 더 객관성을 가지고 데이터를 평가할 수는 있겠으나, 환자의 직접적인 상태를 보지 못하고 데이터만을 통해 평가하다 보니 장/단점이 있다.

임상연구자는 역시 말그대로 임상시험을 실제로 관리하고 관련된 환자를 진료하는 연구자의 시점에서 데이터를 평가한 것이다. 아무래도 CT/MRI 같은 이미지 데이터와 더불어서 환자의 실제 컨디션이나 다른 진료 과정에서 얻어지는 환자의 상태에 대한 소견이 함께 고려되기 때문에 주관적인 부분이 더 있지만 한편으로는 더 실제적인 환자에 상태에 가까운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결국엔 독립검토 위원회와 임상연구자 각각 측면에서 평가한 ORR, DCR 의 비율이 일관성이 있다면 그 데이터의 신뢰도는 더 올라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조금이라도 항암제 데이터의 이해에 도움이 되셨기를.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는 임상 연구 결과의 경우 친절한 기사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기사들도 많이 접해 보았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 더 직접적으로 데이터를 볼 수 있는 혜안이 생기시기를 바란다.


[출처]

1. 최종영. 항암화학요법/선제적 항바이러스제 치료/치료반응 평가. 2009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연수강좌. available with < dc509ee7833b952807b9ae9353961e35.pdf > accessed on Feb 8th 2025

2. E.A. Eisenhauser et al. New response evaluation criteria in solid tumours: Revised RECIST guideline (version 1.1) European journal of cancer 45 (2009) 228-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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