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떤 사람이 항암제 효과가 제일 좋아요?

하위그룹 분석의 득과 실

by 워케이셔너

사실 항암치료를 하는 교수님들을 많이 만나다 보면 항상 하는 말씀이,

고가의 신약의 경우에는 아무리 넓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정말 치료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집 한 채를 팔게 할 수가 없다고 하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항암제 데이터가 나오면 아무리 통계분석을 엄격하게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하위 그룹 분석 결과를 토대로 우선순위를 정해 대상 환자분들을 선택하신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결정을 내리게 하는 하위 그룹 분석 데이터란 무엇일까?


하위 그룹 분석 데이터란,

한 연구에 참여한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여러 가지 환자들의 특성에 따라 부분 집합으로 나누어서 각 집합 특성에 따라 항암제의 효과가 일관성 있게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데이터다.

아래의 이미지를 보통은 나무가 우거진 숲 같은 형상을 띈다고 하여 'Forest plot' (숲그림)이라고 지칭한다.

Forest-plot-subgroup-analysis-according-to-patients-backgrounds-CT-chemotherapy-ECOG.png Koji Takeda et al.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2010· 28(5):753-60

위의 자료에서 가장 아래쪽에 있는 가장 쉽게 해석해 봄직한 하위그룹인 'Smoker (흡연자)'와 'Non-smoker(비흡연자)'를 살펴보도록 하자. 위 숲그림을 토대로 보았을 때는, 치료 효과의 결과 중앙값 (하늘색 네모칸, 모든 치료 효과 데이터 중 가장 중앙에 있는 값)이 흡연자에서 항암화학요법(CT)과 Gefitinib이라는 약제를 사용한 군에 조금 더 favor (호의적인) 한 경향이 보인다. 즉, 비흡연자에 비해서 흡연자에서 항암화학요법만 치료받는 것 대비 항암화학요법(CT)과 gefitinib을 병용했을 때 더 약물의 효과가 좋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시험약물군을 왼쪽에, 대조군을 오른쪽에 두는 식으로 숲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대체로 왼쪽으로 중앙값 (여기서는 푸른 네모)들이 모든 하위 그룹에 대해 치우쳐져 있는 경향성이 보인다면 이는 시험약이 골고루 하위그룹과 상관없이 효과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각 하위 그룹의 환자군마다 소수의 환자들이 배당되는 경우가 많고, 적확한 통계분석이 각각의 하위그룹 단에서 이루어지기가 힘들기 때문에, 모든 하위그룹분석결과는 signal을 찾는 정도로 쓰이는 것이고 이를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라고 맹신해서는 안된다. 위의 그림에서도 보시면 하늘색 네모가 양팔을 벌리고 있는데, 이를 '신뢰 구간'이라고 부르며 이 신뢰 구간이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지를 보는 기준선인 Hazard Ratio 1을 걸치고 있다면 사실 CT+gefitinib 이 그 그룹 내에서 효과적이라는 것을 장담할 수가 없다. 예를 들면 저 숲그림 위쪽의 ECOG PS 1이라는 하위그룹을 보면 푸른 네모 (중앙값)은 CT+gefitinib을 선호하는 방향을 가리키지만 한쪽 팔이 1 이상의 값까지 뻗어져 있기 때문에 이 하위그룹에서 gefitinib을 더하는 것이 완전하게 효과가 있다고 장담을 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즉, 요약하면,

하위그룹 분석은 전체 환자군 집단에서 환자의 세부 특성에 따라 혹여나 약물 효과가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사용되지만, 통계분석이 모든 그룹에서 완벽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결과 해석에 주의를 요한다.


하위그룹에 상관없이, 치료 효과가 좋은 약물도 많아야겠지만,

하위그룹에 따라 치료 우선순위가 나누어지는 나라의 경제상황이 먼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처]

1. Koji Takeda et al.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2010, 28(5):753-60


keyword
이전 05화항암제의 반응평가 - 생존기간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