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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랑 정원예술가 Jun 24. 2021

꽃으로 피운 법과 세월의 순간   

 전등사원,  불교의 법문 말씀 오마주 풀 꽃의 철학으로  고찰 채색하기


전등사 자연정원예술학교의 1기 실습 정원은 

두 큰 어른이신  서운스님과 장윤스님의 말씀을 철학으로 두고 

풀.꽃으로 채색한 정원이다


"불교란 생명을 다하여 순간을 사는 것이다. 

내일에 속지말고 오늘을 살아라" 전등사 서운 큰스님의 법문이다

전등사 자연정원예술학교 학생들의 관욕례 작품 - 

" 꽃이란 자비심이다, 법에 이르는 본성을 열어주는 길이다"

장윤, 회주스님의 법문이다. 자비심이 없으면 꽃이 보이지 않는다 했다 


허나  그아래 스님들은 , 꽃보다 축대를 쌓자고 하며 꽃으로 풀로 쌓는 언덕을, 오솔길을 반대했다. 

큰 스님의 법문을 빌어 공감을 얻기전 , 풀꽃으로 하는 마감 제안은 택도 없는 이야기로 받아들였다 

마치 한마디 말마다 아래 스님들께 돌팔매가 되돌아 오는 기분이었다. 

정족산의 전등사는 364년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사찰이며  한국에선 보기드문 고구려 사찰이다. 

그 오래된 사찰의 유래만큼, 수백년된 고목과 그 옆에서 피고지는 이름 모를 꽃들이 아름다운 

소중한 환경보전지구이자, 고조선의 문화재이다. 

강화도의 고조선 문화중 마니산은  환웅이 신께 제사를 드리며 하늘의 뜻을 이땅에 펼치는 소명을 받는 

신성한 땅으로 여기고, 그의 세 아들과 함께 삶을 영위하던 사람의 땅은 바로 그 옆의 정족산 삼랑성이었다.

 동 남쪽을 향해 두 팔을 벌려 감싸 안은 듯한 아늑한 지형에 우물이 30개나 될 정도로 샘이많은 이 산은 

사람도 식물도 모두 살려내는 생명의 땅으로,  고려가 잠시 강화도로 수도를 옮겨 살았던 

39년동안 고려의 제 2궁이 있었고, 조선의 왕실 족보를 보관하던  정족사고가 있었던 곳으로 

사찰내에 국보급 문화재와 구전 설화 이외에도 식물 자원의 보고와 환경 연구로 가치가 높은 곳이다. 


그런 곳에 정원을  가꾸겠다고 일반의 조경, 정원 상식을 들이되면 처절히 무너질 듯 했다. 

한마디로 "쪽"도 못 세우는  일이다. 


5000년의 역사로 아름다운  토성과 수백년을 살아온  고목과 그 나무의 향기 

그 나무 곁을 묵묵히 지켜온 거대한 바위와  무리지어 핀 야생화들 . 

이미 그  자체로  더 할 수 없는 감동과 신비를 내어주는 곳이었다. 

손을 대는 것이 자연에 불경죄를 짓는 것 같은 그 곳,  그리하여 다만 

사람의 손으로 이미 망쳐서  그 맛을 훼손한 곳들과 사람이 과도하게  드러낸 곳에 자연을 회복해 주는 일이

가장 중요한 구상 포인트 였다.  

 

그러나 정부의 문화재 복구 기금을 조금 더 많이 받으려면  토목. 건축이 가장 덩치가 크니.

수해방지를 위한 축대 쌓기, 물길 정비, 배수로 정비가 우선 주지스님의 시각엔ㄴ

제일 중요했다. 하여 그 아름다운 오솔길 모두를 축대로 쫙 ~~~ 쌓자고 했다. 

하지만, 심미안과 자비심으로 휘감겨 계신 큰스님은 우악스런 축대를 쌓겠다고 

고목 주변의 야생화와 부드러운 흙 능선을 파괴하는 것을 허락할 수 없었다. 하여 

" 전문가" 라고 하는 디자이너의 입을 빌어 축대 없이 자연을 지키고 가꾸는 길을 찾고 싶어 하셨다 

왼쪽은 ,  축대를 쌓고 싶어했던 무너지는 듯한 고사목 뿌리, 가운데- 숲에 가려져 보이지도 않았던 너럭바위를 고조선 시대의 돌부처로 환기, 오른쪽 삼랑의 사람구경

꽤나 힘든 일일 듯 했다.
경제적인 이익과 야심을 

환경과 아름다움으로 이겨내는 것이.하지만, 꽃은 늘 그렇다.

<옳고 그름을 생각하게 두지를 않는다. 

그냥 와르르 이성의 법을 무너뜨리고 와락 품에 안겨 들어온다>


서운 큰스님의 법문 말씀을 들어 "꽃이 그러하지 않은가 ? 온생을 다해 순간의 절정으로 피는 것이 " 


하여 학문이 중하다는 주지 스님을 장윤 스님의 소망대로 설득하여

 <전.등.사.원>원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정원창작을 배우는 정원예술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던 것은 

"하모니- 수많은 표정으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의 얼굴과 자태,

그리고 늠름한 몸매와 자태로 시선을 사로잡는 시처럼 담백한 나무의 노래 ,

수억만년의 세월을 단단히 응축하여 기운을 내뿜는 돌과 

이 들 사이를 흐르며 대지와 공간에 표정을 만드는 <<물과 바람과 빛의 하모니>>였다"

자연이 한데 어울려 만드는 하모니의 노래를  창작하는 것이다.

1차 Small Garden  창작 실습으로 300년된 은행나무옆, 장식하기 

땅의 정신을 바탕으로 땅 모양을 고르고, 디자인된 식물을 배치해보고, 그 꽃의 모양을 살리는 뿌리심기를 하고, 충분히 물을 흘려 뿌리에 물을 가득 저장시킨다. 

학생들은 손바닥 만한 정원을 주도적으로 만들며  디자인을하고, 꽃과 나무를 선택하고, 흙을 손과 온 몸에 묻히며 헉헉 직접 심어본다.   꽃을 심어보지 않고는 그 식물이 왜 잘살고 어떻게 건강히 

꽃 피우고, 어떻게 물을 빨아들이고, 뿌리내리고 꽃피우는지 잘 알수가 없다. 

하여 정원예술학교의 식재는 디자인한 학생들이 직접 심어보게 한다.

하여 화분 높이가 10cm 밖에 않되는 꽃들의  뿌리를 20cm 이상의 깊이로 

땅에 꽃는 법을 배운다. 

그래야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는 일이 생겨도, 폭우가 와도 

식물이 뽑히지 않고, 흙이 일부 흘러 내려고 마르지 않고 사는 것을 알게 된다. 


풀은 한줌의 물을 좀 세게 흘려 보낸다고, 

뿌리가 뽑히진 않는다.  제대로 심기만 한다면


이따금 꽃을 심는다고 하면서 흙위에 얹어놓고 덮어만 주고 꽃을 심었다 하는 사람이 있다. 

꽃과 풀은 이들을 심는게 아니라, 뿌리내리기, 뿌리 심기를 하는 것이다. 

하여 상층부의 꽃대가 보이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고

,밑으로내려간 뿌리를 길이를 찾아 심어주는 것이다.

식물 식재시의  주의 사항 왼쪽 그냥 덮기만 한 식재, 오른쪽 제대로 잘 사는 식재법

 꽃들이 제자리를 잡은 정원은 건강하고 아름답다, 

풀들이 서로 한데 어울려 만드는 조화로운 풍경, 그사이를 날아드는 벌과나비,

바람에 일렁이는 초록색 물결 들로,  조성 후 2주 정도 지나면 마치 그곳이 오래 살았던 제집인듯 

단단히 뿌릴 내려  자릴 튼다. 흙과 바람과 태양의 위대함이다. 

 

코너 공간, 연결 공간도 동종의  식물들로 연결해 준다.
가을이 되어  운남국화가 왕관같은  꽃망울을 터트리고 아미초는 여전히 여왕의 레이스같은  꽃잎을 두르고 피어있다. 깊게 뿌리를 내린 식물들은  오래된 자연과 같다



2차 Medium Garden 창작 실습 

작품 완성후 감상중인 학생들


작업을 마치고 서 서 감상하는데 관람객들이 지나며 함께 구경 하는 모습 

*권영랑 디자이너의 사례 공유 생각 

 이 사례는 고목, 문화재, 강한 건축물 등이 기존에 이미 완성 된 곳에 그곳과 어울리는 디자인과 

플랜팅에 영감을 얻길 바라며 정리 공유한 글이다. 학생들이 디자인을 주도 하도록 하였으나

가든 랭귀지에서 특히 Genuis Loci- 대지의 정신, 영혼에 중점을 두고  공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 사찰 전등사의 오래된 전통을 이끄신 대 스님들의 법문 말씀으로부터 영감 

스토리를 차용하여, " 법이란 긴세월을 기다려 순간에 피는 것이다. 내일에 속지 말고 오늘을 살라 " 는

말처럼 360일을 기다려 5일 또는 하루를 꽃피우는 꽃의 일이 법의 말씀과 같음을 비유로 상징한 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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