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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랑 정원예술가 Oct 01. 2023

장욱진 화백, "자화상,가로수"
오마쥬 가든

플랜트 페인팅, 작가가 걷던 덕소의 강가,들판, 포프라 그림 오마쥬 정원

우연히 만난 즐거움, 

" 내 의도한 배치를 콕 찍!!! 한  나의 정원예술학교 학생의 시선 발견"


2022년 봄학기 토요일 수업,  정원예술학교 학생 중 한사람" 완전 박사 연구처럼 ,작가처럼 치밀하게 

연구하고  참여한 꽤 알려진 아침음악 방송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인기 칼럼니스트인  졸업생이 양주 장욱진 미술관  관람 후 올린 사진 한 컷에 깜놀했다.


그 사진 한 컷 거기 담긴 바깥 풍경. 그곳을 디자인 하며 관람객이 딱 그렇게 바라봐 주고 느낌적인 느낌 갖고 

'아름답다' '행복하다' 느끼길 바랬던 그 풍경이다. 그리고 그 아래 화백의 그림과 풀결을 파고들며 쉴곳을 찾는 햇살을 안아주는 풀 섶 처럼, 우리 마음 쉴 곳도 있구나 하고  그냥 위안이 됬음 싶었던 그곳이다.그곳을  그 사람이 콕 찍 했다.

왼쪽은  장욱진 미술관 내부에서 계단 창 밖의 풍경 졸업생이 찍은사진, 오른쪽은 작업 완료후 내가 찍은 사진이다.

그 사람도 감각이 워낙 좋은 분이라 다른  많은 사진 컷도 참 좋았지만 내 눈엔 그것만 확 들어와 화들짝 ㅡ 

수선을 피워보게 되었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내겐 딱 그것이 꽃힌다. 


그리고 그때 초대 받았던 중정 디자인과 미술관 앞 뒤 연결 컨셉이 참 좋다고 박수 치며  프로젝트 시행 하려했던 학예사 분의 작업이 생각났다. 그때 그렇게 착 착 뜻 맞던 작업 기획과 시도는 양주시청의 산하 기관인 장욱진 미술관 큐레이터의 멋진 기획만으로 진행하기 힘든  사정이 있었다. 그때 최만린 미술관의 오마쥬 

가든 초대 전시 -"생명의 태와 풀꽃의 태"를  보고  장욱진 미술관의 "꽃이 웃고, 작작 鵲鵲 새가 노래하고" 

라는  기획전에 성급히 함께 하려 했던 시도였다. 


장욱진 화백의 수필집에 있는 문장을 그대로 차용한 이 전시는 "자연, 인간, 동식물이 공존하는 장욱진의 예술세계를 생태적 관점으로 조망하고,평생 애정어린 시선으로 자연을 담고 강인한 생명력을 주목해온 김병종, 김보희, 

민병헌,정현 작가들의 작품으로 의미를 더하였다" (장욱진 미술관 기획글)


이 글에서 처럼, 세상 만물이 조화를 이루는 세상을 꿈꾸고, 작품에 담고자 했던장욱진의 세계관을 담으며, 그 세계관의 일부인 자연정원을 함께 전시하려 했던 전시 기획자의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당해의 모든 기획과 예산을 미리 정하고 꼼꼼히 다루는 시청 입장에서 예산과 일정을 맘껏 조정하긴 어려운 문제로 결국 약간의  허용 가능한 경비를 사용할 입구  시선만 작업하기로 하고 아쉽게 마무리된 작업이다. 그 때 특히 나의 마음은 장욱진 작가의 자화상 한편과,민병헌 사진작가의 자연관을 정원의 플랜트 페인팅으로 상징 재현하리라는 기대로 들 떠 있었다 .


"<꽃이 웃고 작작 鵲鵲 새가 노래하고> 라니, 그대로 자연 정원 아닌가? "

이유도 모른채 여고시절, 대학시절, 그리고 졸업 후 덕소에서 휘적 휘적 막걸리 한잔 하신채 들판을 거닐었을 장욱진 선생님의 자화상과 시선이 뒤집혀있던 집안 풍경 그림 같은 천진한 그림을 좋아했던 내겐, 이 전시 초대가 꿈만 같았다.전시 이야기가 나오자 마자 바로 <자화상>과 <나무와 새>가  떠올랐다.

장욱진 화백의 그림 "가로수" "자화상"

이 두 그림이 오버랩 되며 "최 페레이라"의 건축 중정 딱 그 소중한 공간을 채우는 플랜트 페인팅이 생각났다

그리고 거기 들어갈 풀, 꽃, 나무가 탁 탁  마음에 들어 섰다. 

장욱진 화백의 자화상 긴 길과, 가로수의 포프라, 덕소의 강물과 강가 들 풀을  정원 상징으로 표현한         디자인이다. 두 그림 작품을 한 공간으로 오마쥬 했다.

 덕소에서 바라보았을 한강가의 포프라와, 강물과, 강가의 풀꽃과 그리고, 자화상을 굵게 가르는 그  길과 들 풀들 .... 


미술관  전시 화백, 사진 작가들의 작품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장욱진 화백의 삶을 다시 살아 있게 만들 것 

같은 그런 공간을 꿈 꾸었다. 저 길 끝에서 연미복을 입고 지팡이를 집고  휘적 휘적 걸어오실 듯한 풍경,

그리고 그 머리위를 날며 따라오는 새들이 딱 중정에  있어야 할 풍경일듯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꽃이 웃고 鵲鵲 새가 노래하고>는 저 뒤에 사진 속에 포스터와 작가들의 전시로서는  살아

났지만, 장욱진 화백이 평소에 계시었던 풍경으로 재현되지는 못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 공간과 풍경이 언젠가 그자리에 존재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하에 이 정원의 구상을  정리해 본다. 


철학, 스토리: 크건, 작건,공간을 한 프레임 처럼 바라보려 할때  먼저 공간에 담을 철학이나,스토리를  생각한다.

자연 인간 동식물의 공존의 예술관을 공간에 담고자  화백이 중심의 길을 걷고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머리 

깡뚱 잘린 포프라를 주요 구조로 세웠다. 스타일은 무조건 장욱진 화백의 그림  화풍이다. 


구조: 길과 포프라로,  그 구조를 채우는  형태의 풀 꽃은  들풀과, 강가의 서로 한데 어울리는 풀과 꽃 바람결에도 쉬이 흔들릴듯 여리고 크게 드러나지 않는 풀 잎이다. 


색감: 자화상의 과감한 밀밭을 따르기 보다는  가로수와 강가의 초록과 갈 색 풀을 따르고 식물의 결은  그림처럼 

수직의 여린 줄기와 바람에 사그락대는 가는 잎들로 채운다. 그렇게 플랜트 페인팅을 위해 식물로 세밀화를 그리듯 구상했다. 


이 모든 부분에서 중정의 가로수와 자화상의 길을 내는  작업은 결국 뒤로 미루고 강가의 들풀, 바람에 사그락대는 풀꽃만 미술관 입구왼쪽 들어가다보면 미술관 앞에서 바람소리를 내고, 들어가서 보면 창밖에 덕소의 강가를 바라보는 듯한 그 풍경만 만들게 되었다.

그렇게 반쪽 자리 일지언정 충실히, 장욱진 화백의 화풍과, 그의 삶의 이야기를  담아  그의 삶의 한 순간, 

어쩌면 가장 긴 시간을  함께 했을  강가를 거닐던 그 풍경을 담아 내었다.

 

그리고  그를 만나러 온 많은 이들이 들어가며 그냥 풀꽃 처럼 본 그 입구를 들어가 장욱진의 작품 감상을 마치고 

나오다 문득 바라본 창밖에서 장욱진 화백이 거닐었을 들 풍경, 강가 풍경을 바라보았으면 했다.

작가가 편히 쉬고, 위로 받았던 그 강가, 들길에서 그들도 조금은 위로받고, 평온히 미술관을 나서길 바랬었다. 



그런데 내게서 정원을 배운 학생이면서 동지이고, 감각조차 탁월하여 늘 앞서 새로운 공간 감각을 찾던 한 

사람이 그대로 찾은 시선으로 올린 사진을 보며 깜놀하고, 감동하여 다시 수선 한번 떨어보고, 동지감으로 

기뻐하며 21년 작업 하였던 그 디자인 의도를 다시 정리해 본다. 


*권영랑 디자이너의 사례 공유 의도 

이 글은 작가의 그림, 시. 소설 등의 스토리 컨텐츠를  바탕으로 오마쥬한 정원 컨셉잡기와 플랜팅 

디자인 하기 방식을 공유 하고자 정리 하였다.  특히 가든 랭귀지에서 스토리 부분을 먼저 설정하고

그 스토리의 상징 표현을 플랜팅으로 페인팅하는 화가의 페인팅 기법을 차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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