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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네르 Feb 29. 2024

신학기, 뇌뚱녀

편의점을 털어라

뇌가 섹시하면 뇌섹녀라지, 슬프게도 난 뇌가 비만한 여성이고, 점점 더 그러해지고 있다.


바지가 주는 압박에서 벗어나고프나,

동시에 아침 출근길에 학내 매점을 털어왔다.


연구실에 냉장고가 있으니 넣어두고 조금씩 꺼내어 아껴먹으리라는 생각은 

오히려 나의 사고체계를 분탕질치고 말았다. 


원샷 원킬....


커져만가는 죄책감, 

복부에 가해지는 압박감.


운동하고,

레몬디톡스하고

파프리카 박스로 사먹고

자몽사대고,


도루 65kg...


어쩌란 말인가, 안빠지는 것을.



알량한 코트로 나의 복부를 가리고 수업을 시작했으나,

날씨는 야속하게 따뜻해지고,

곧 쟈켓을 꺼내입으면

내 뱃살들은 갈길을 잃겠지...


청소기를 돌렸다. 


내 잘못이 아님을,

나의 뇌가 단당류의 노예가 된 것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하기로 하였다. 


지난학기 바닥을 친 강평에 

서슬퍼런 학생들이 두렵지만,

빡세게 수업준비하고

씩씩하게 강의 운영하면서


또 한 번 이 비만이라는 큰 산을 넘어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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