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7

by 소연



아이 머리를 하러 왔다가

나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예쁘게 파마를 하고싶은데

내가 하고픈 머리는 죄다 고데란다.

하는 수 없이

자라면서 경계져 흉해진 머리를 염색했다.

머리가 자랄수록 경계지는 게 싫어서

그냥 시커멓게 했다.

10년 넘게 내 머리를 책임져주는 친한 동생이

예술하는 사람 삘이 나야 한다며

보라색을 섞어줬다.

평소엔 모르지만, 햇빛을 받으면 보라색이 난단다.




흠..... 그렇단 말이지.......?




나는 아줌마다.

그냥 살림하고, 육아하고, 지지고 볶고 사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아줌마다.

하지만, 내가 붓을 잡으면

나는 그림쟁이가 된다.

펜을 잡으면 작가가 되고,

악기를 잡으면 음악가가 된다.

책을 잡으면 독서가가 되고,

간혹 생각에 잠기면 철학가가 되기도 한다.


비단 나만 그럴까?


손맛 좋은 누군가는 요리사가 되기도 할 것이고,

아이 교육에 관심 많은 누군가는 교육 전문가가 되기도 할 것이다.

정리정돈 잘 하는 누군가는 정리전문가가 되기도 할 것이고,

또 목청 좋고 흥 많은 누군가는 가수가 되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평범하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비범하다.


내 머리는 평소 눈에 띄지 않을만큼 평범하겠지만,

밝은 햇빛 아래 서는 순간

그 누구와도 같지 않은 나만의 보라색으로 반짝일 것이다.


나 역시 평소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누구 엄마, 누구 와이프에 불과하겠지만,

태양처럼 뜨거운 마음을 품는 순간

특별한 <나>가 될 것이다.


당신도,

당신도,

그리고 당신도......







오늘의 선수들......



오늘 그림의 모델, 나




사쿠라코이 워터컬러/쿠레다케 물붓/펜텔 붓펜 극세필/미쯔비시 시그노펜 0.38



아트박스 드로잉북


펜텔 붓펜...... 오늘은 아트박스 드로잉북에서도 꽤 번졌다. 물감칠을 하는 순간 파사사사~ 왠지 그림이 지저분해 지는 듯 하다.
펜텔 붓펜은 이제 안녕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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