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사는 것

by 쓱쓱


미래의 어느 시점을 위해

애쓰고 준비하는 것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결국 삶은 순간을 타박타박 밟고 지나가는 것



그렇게 순간을 뒤로하면서

남겨진 아쉬움과 성취감을 충분히 느끼며

이윽고 새롭게 나타나는 또 다른 순간들을

꾹꾹 누르며 걸어가는 것



끝은 있으되 멸은 없는 삶의 속성 안에서

이리저리 휘둘리고 헤맨다 해도

생명이 허락되는 모든 순간들이

결국엔 선택이자 기회임을 세기며 가는 것



삶이란 그렇게 순간을 사는 것

두 발로 단단히 땅을 딛고 서서

그 순간의 경험을 충만히 누리는 것

그렇게 매 순간이 전체가 되게 하는 것






순간은 너무 짧아서

크게 남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쉽게 지나치기 쉬워

잘 인식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러나 결국 만족스러운 삶이란

일종의 충만함을 느끼는 것과 연결되고

그 충만함의 비밀은 바로 순간에 있다.


그냥 스쳐 지나치게 두지 않고

마음의 발도장을 꾹꾹 누르며

순간을 밀도 있게 경험할 때

서서히 차오르는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그 짧은 찰나의 순간이

우리 삶의 한 부분을 가득 채우는 전체가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게 되고

종종 과거와 미래에 압도되어 옴짝달싹 할 수 없을 때

이미 꽤 충분하다는,

그러니 우리는 매 순간

그럭저럭 괜찮다는 마음의 자유함을 인정할 수 있게 된다.


뻔한 말이지만,

결국 삶은 나에게 주어진 매 순간을 얼마나 밀도 있게 경험하느냐에 달려 있다.


뭐, 원래 뻔하다는 건 그만큼 근본적이라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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