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어느 시점을 위해
애쓰고 준비하는 것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결국 삶은 순간을 타박타박 밟고 지나가는 것
그렇게 순간을 뒤로하면서
남겨진 아쉬움과 성취감을 충분히 느끼며
이윽고 새롭게 나타나는 또 다른 순간들을
꾹꾹 누르며 걸어가는 것
끝은 있으되 멸은 없는 삶의 속성 안에서
이리저리 휘둘리고 헤맨다 해도
생명이 허락되는 모든 순간들이
결국엔 선택이자 기회임을 세기며 가는 것
삶이란 그렇게 순간을 사는 것
두 발로 단단히 땅을 딛고 서서
그 순간의 경험을 충만히 누리는 것
그렇게 매 순간이 전체가 되게 하는 것
순간은 너무 짧아서
크게 남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쉽게 지나치기 쉬워
잘 인식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러나 결국 만족스러운 삶이란
일종의 충만함을 느끼는 것과 연결되고
그 충만함의 비밀은 바로 순간에 있다.
그냥 스쳐 지나치게 두지 않고
마음의 발도장을 꾹꾹 누르며
순간을 밀도 있게 경험할 때
서서히 차오르는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그 짧은 찰나의 순간이
우리 삶의 한 부분을 가득 채우는 전체가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게 되고
종종 과거와 미래에 압도되어 옴짝달싹 할 수 없을 때
이미 꽤 충분하다는,
그러니 우리는 매 순간
그럭저럭 괜찮다는 마음의 자유함을 인정할 수 있게 된다.
뻔한 말이지만,
결국 삶은 나에게 주어진 매 순간을 얼마나 밀도 있게 경험하느냐에 달려 있다.
뭐, 원래 뻔하다는 건 그만큼 근본적이라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