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천장과 사면의 벽으로 둘러싸인 거실에서 한 발만 내딛으면 내부에서 외부로의 공간이동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 한옥의 마루나 주택의 마당만큼은 아니지만, 햇빛과 바람, 눈, 비, 거기에 따라 변하는 바깥 풍경을 접할 수 있는, 아파트의 숨통 같은 곳이다. 할 수만 있다면 '베란다 확장공사'라도 하고 싶은데 그 공사는 아이러니하게도 베란다를 없애는 공사 , 이제 아파트에서 베란다도 찾기 힘들어졌다.
내가 꿈꾸는 베란다는 새시가 없는 사방이 뻥 뚫린 이층이나 삼층집 베란다이다.
햇살 좋은 날 해바라기를 하고, 비가 오면 바닥으로 따닥따닥 떨어지는 빗소리도 들을 수 있고, 지나가는 이웃에게 아는 척도 하고,
세상과의 교신으로 어느 정도 에너지가 채워지면 한발 너머 나만의 공간으로 요술을 부리듯 슝~하고
사라질 수도 있는 곳.
베란다는 혼자지만 혼자이지 않은, 휴식과 소통이 동시에 가능하고, 내부와 외부 양면성을 지닌 매력적인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