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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거는 그림..
07화
기묘한 동거
시래기와 빨래
by
한정선
Oct 16. 2020
울릉도.
바다를 마주한 아스팔트 도로변의 오래된 집, 담벼락,
빨랫줄을 빌려 시래기가 몸을 말린다.
해풍과 햇살의 샤워, 시원하고 따뜻한 가을볕의 호사를 누린다.
늦가을, 예전에는 집 담벼락이나 마당 빨랫줄에 시래기가 널려있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마당도 담벼락도 보기 힘든 요즈음, 우리 집 베란다 건조대에서
시래기와 빨래는 조금 어색한 동거를 한다.
햇빛과 바람은 기본 값, 널려야 하고 말라야 하는
공동의 운명을 아는지
빨래는 텃세 부리지 않고 한 켠 제 자리를 내어준다.
서걱서걱, 바스락바스락, 시래기들이 마른 몸을 부비며
한여름 품었던 햇살과 바람의 체취를 토해내어도,
그 시간과 소리를 공감하듯, 끄덕끄덕.. 빨래는 장단을 맞춘다.
빨래는 마르면서 새 삶을 시작하고
시래기는 마르면서 현생을 마감한다.
이 계절, 베란다 한 켠, 생과 사는 사이좋게 동거 중이다.
keyword
빨래
시래기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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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출간작가
그림을 쓰다
저자
인생의 한 계절을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다, 세상이 궁금해 작업실을 뛰쳐나온 늦깍이 어반 .그림에 말거는 까마득한 기억의 소환,재생,확장되는 생각들..그림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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