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써보게 되는 것 같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과 함께 취준생에서 사회초년생 직장인으로 바뀐 나의 신분으로 인해 브런치를 찾아오는 날들이 오히려 더욱 줄어들었다. 취직을 하고 나면 더욱 열심히 글을 쓸 줄 알았건만 사람 참 안 변한다.
작년 한 해 동안 취준을 이유로 주변 사람들을 많이 마주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 들어서는 주변 사람들과 자주 얼굴을 마주하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나의 변화된 신분은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이야기하기 좋은 소재가 되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샌가 힘들게 들어간 회사에 대한 실망감과 불만 섞인 말들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취준생 즉, 외부자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에는 당연히 좋은 것만 보였기 때문일까. 실제로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여러 불만족스러운 일들을 경험하기도 하였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회사에 대한 욕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이렇게 나의 현재 상태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일종의 겸손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취업하는 것이 너무나도 쉽지 않은 일임을 몸소 경험해보았기에 아직까지 학교를 다니고 있거나 혹은 취준을 하고 있는 친구들 앞에서 즐거운 회사 이야기를 하는 건 정말 눈치가 없는 행동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 대해 부정적인 뉘앙스를 품은 말과 행동들이 이어졌고 이들은 과장을 통해 더욱 큰 힘을 얻곤 했다.
그러나 이렇게 회사에 대해 불평, 불만을 늘어놓는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님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 대해 욕을 하는 것은 내 얼굴에 침을 뱉는 행동밖에 되지 못했다. 친구들을 만나 회사 이야기를 할수록 어느새 나의 자존감은 낮아져만 갔고 이는 회사와 일상생활에서 무기력함으로 이어져 나를 괴롭혔다.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다'라는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정말 사람의 삶 역시 스스로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하는지에 따라 좌지우지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회사 욕하면서 친구들에게 가식적으로 다가가는 일, 스스로 자존감을 갉아먹는 일 절대 하지 않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