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출간이야기] 출간 예정일이 정해지다

또다른 책임감

by 여름밤일기

* 본 글은 이미 출간 완료된 '몽골의 비는 좋은 인연을 데리고온다'의 출간 과정을 정리한 글입니다




출간 예정일이 나왔다.


7월 27일. 그러니까, 출간이 앞으로 일주일 정도밖에 채 남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곧 출간할게요. 그 이야기를 들어오면서도 내심 '아직 한참 남았을 것'이라 생각해왔는데 갑작스레 전해진 소식에 왠지 날벼락을 맞은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간 마음은 수십 번씩 바뀌고 또 바뀌었다. 여전히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다가도, 또 어떨 땐 또 좋아 보이기도 했고 빨리 출간이 되었으면 하다가도 그 이후의 일들이 내심 두려워져 출간을 바라지 않게 되기도 했다. 오로지 계약만을 바라보고 달릴 때와는 달리 오롯이 책임을 져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에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

3교를 마무리해서 전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최종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제목을 짜냈고, 그렇게 짜낸 제목을 전달한 이후엔 출간 전 연재를 할 에피소드들을 뽑아내야 했다. 그리고 나니 또 메일엔 표지 시안이 도착해 있었고 표지를 확인하며 또다시 수정 사항을 체크했다. 오늘 하루에만 서너 번씩 메일과 전화를 주고받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서둘렀고 늦은 새벽, 최종 표지와 본문을 확인한 후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피드백 파일을 출판사 메일로 전송했다.


8314929977_4d7e817d68_h.jpg?type=w966


할수록 늘어나는 것이 걱정이라지만, 이렇게 정해지고 나니 왠지 후련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쓰고 싶은 글이 마음 한구석을 가득 채웠는데, 이래저래 신경 쓰이고 바쁘다는 이유로 대략 얼개만 잡아둔 후 미뤄두었었기 때문이다. 책이 나오고 나면 지금보다 더 바빠지겠지만 지금 수정해야 할 글들에 치여 쓰고 싶은 글들을 못 쓸 일은 없겠다는 생각. 빨리 글을 쓰고 싶다.

내가 사는 곳이 대구이기에, 출판사에서도 대구 쪽 서점에 조금 더 신경을 써 주시겠단 이야기를 전했다. 그 말을 들으니 '앗, 그럼 내가 팔아와야 할 책의 부수가 많아진다는 소리군!'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단 웃픈 상황은 차치하고서라도, 신간 코너에서 매대로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해졌다. 잘 할 수 있겠지. 살아남을 수 있겠지. 잘 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에 잠겨들다가 또 최악을 상상하기도 하는, 참 심란한 하루하루.

keyword
이전 11화[출간이야기] 책 추천사를 부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