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없는 날 #1
TOCfE 생각도구 가지(Branch)로 잔소리에서 해방되다!
명절에 놀러 온 조카들은 종일 핸드폰에 빠져있었다. 아이들 놀잇감이 없으니 지루할 만도 하겠지.
그러다 둘은 인형 한 개를 두고 싸우기 시작했다.
"내놔!!"
"아니야 내 거야!"
"너네 왜 싸워? 어? 사이좋게 놀아야지!"
엄마는 아이들을 혼냈고, 아이들은 울고불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 이제 우리 집은 아이들이 다 큰지라 이런 상황이 정말 적응이 안 됐다. (벌써 다 잊은 거니?)
나는 포스트잇과 펜을 가지고 와서 아이들을 조용히 불렀다.
"지수야, 이나야! 왜 싸우게 됐어? 숙모랑 얘기해볼까?"
"지은이 언니가 인형을 줬는데 언니가요..." "아니에요, 이나가요..."
아이들은 서로 언니 탓, 동생 탓을 하며 울먹였다.
"그럼 우리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여기 포스트잇에 적어볼까? 포스트잇 하나에다 한 문장씩 적어보는 거야. 그리고 그림을 그려도 좋아. 지은이 언니가 인형을 준 것부터 적어볼까?"
아이들은 포스트잇에 '언니가 인형을 줬다'라고 쓰고 그림까지 예쁘게 그렸다. (어느새 인형에게 이름까지 지어줬네?)
"언니가 인형을 줘서 그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났니? 다음 포스트잇에 적어보자."
"나는 토밍이가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언니가 토밍이를 계속 봤어요." 이나가 말했다.
"언니가 토밍이를 계속 보면 또 어떤 일이 일어났니?"
아이들은 계속 포스트잇을 채워나갔고, 언제 싸웠냐는 듯 나란히 앉아 그림까지 예쁘게 그려나갔다.
"언니가 인형을 안 줘서 언니랑 싸우게 되었고, 엄마한테 혼이 나서 속상했구나. 지수는 이나도 토순이 인형을 좋아하는데 혼자 보고 있어서 서로 싸우게 된 거네.
그럼 서로 싸우지 않고, 엄마한테 혼나서 속상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았을까?"
"언니에게 충전해야 하니까 조금만 보고 내가 달라고 할 때 다시 돌려달라고 얘기했어야 해요." 이나가 말했다.
지수는 "처음부터 이불에 들어가서 같이 봤으면 됐어요."라고 말했다.
"그래 그럼 너희 둘이 찾은 방법대로 해보자. 그럼 인형 때문에 둘이 싸우고 혼나서 속상할 일도 없겠네."
아이들은 이불속에 나란히 들어가 인형의 램프를 켜고 놀았다. 언제 싸웠냐는 듯이.
TOCfE 생각도구 가지(Branch) 덕분에 우리의 명절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아이들이 서로 싸워서 속상하다면, 아이들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면 혼내지 말고 가지를 그려보면 어떨까?
어른들의 역할은 질문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행동을 변화해야 함을 알도록 해주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그러면 어떻게 될까?"
"이런 나쁜 결과가 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