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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이브리지 Jan 23. 2022

부탁하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을 돕지 않는다.

[10년 후 더 빛나는 책]나는 왜 도와달라는 말을 못할까(웨인 베이커)

제자리에서 맴도는 느낌이다.

가끔씩 우리는 스스로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하여 확신이 서지 않는다. 솔직히 꽉 막혔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은 알겠는 데, 앞으로 나아가려면 속도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이 비슷한 경험을 미리 하였을 가까운 선배와 멘토이다. 삶이 정체되어 있고 돌파구를 찾지 못할 때, 같이 대화할 멘토와 스승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찾기도 어렵고 잘 찾지도 않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고민을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우리는 먼저 요청하고 질문하는 것을 배우지 않았다. 빠른 시간 안에 반응하고 답변할 것을 강요받아 왔다. 그러나, 반응과 답변은 애초에 요청과 질문이 없으면 무의미한 것들이다. 자립심을 키우고 혼자 모든 것을 하는 것을 장려하는 교육을 받다 보니, 지금도 누구에게 묻고 요청하기보다,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고, 스스로 문제풀이를 짊어가는 게 습관화되어 있다. 


주체적으로 생각을 하고, 많은 검색을 하고 헤매는 가운데 풀어가는 과정은 중요하다. 그러나, 직접 사고하고 문제 해결방법을 찾는 것과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도움 요청과 질문을 하는 것은 균형 있게 요구된다. 도움과 요청이 반드시 답을 찾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로 안에서는 여러 문제가 서로 얽히어 벽 밖에 보이지 않지만, 객관적인 시각으로 멀리서 바라보는 다른 사람은 한 가지 핵심 문제 요소를 집어내어 미로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경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이 보면 다른 사람의 부탁을 잘 들어주나, 스스로는 가끔 번 아웃(burn-out)에 빠지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스스로도 도움이 필요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를 말하지 않기 때문에, 정작 문제 해결과 성공에 필요한 아이디어와 사례, 정보, 인맥을 비롯한 다양한 자원을 놓치고 있다.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교육과 사회 시스템에서 도움 요청 세션과 플랫폼의 공식화

문제 해결의 방법론과 고민 상담에 대한 도움을 바라는 것을 자립성이 없고 의존적인 것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상호 협력을 통해 더 큰 성공을 만드는 핵심 태도라는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


우리의 교육과 사회의 시스템은 방법론과 고민 상담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고 질문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며, 도움을 요청하는 것에 대하여 심리적으로 위축을 느끼지 않고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도록 바뀌어야 한다. 일상에서 이런 기회가 자연스럽게 오픈되어 있어야 한다. 학교와 직장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먼저 묻는 세션을 공식화해야 한다. 그리고, 상호 질문과 도움 요청을 하는 플랫폼을 공식화하여야 한다.


사람들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도움을 줄려고 한다.

인터넷 게시판에 “무엇을 해결하는 방법을 아시는 분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면, 금세 답변이 이어진다. 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하여 궁극적으로 답변을 찾을 수 있게 한다. 이것을 상호 도움의 고리라고 한다. 상호 도움의 고리는 집단 지식과 지혜, 그리고 거대한 네트워크 자원을 이용해 필요한 도움을 받고 제공하는 조직 활동이다. 


도움을 요청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문제를 풀어줄 핵심 관계자가 어디 있는지 찾는 것이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할 때는 SMART 하게 해야 한다. 요청 사항이 구체적이고(Specific), 상대방에게도 의미가 있고(Meaningful), 구체적으로 무슨 행동 유발을 요청하는 지(Action-oriented), 실행할 수 있는 것이며(Realistic), 그리고 기간이 명확(Time-bound) 해야 한다. 


또한 도움 요청은 격식 없이 빠르게 해야 한다. 영국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는 매우 쉽게 요청을 하였다. 우리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끼고 연락을 하고 미팅을 할 때마다 조심스럽게 접근하게 된다. 장황하게 배경을 설명하고 요청 사항은 무엇이고 격식을 차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 동료는 딱 한 줄 보내는 것으로 시작하라고 알려주었다.  “Could you spare your time? (to meet us to discuss the recent issue or new collaboration on emerging technology.) 그러면 상대방으로부터 답변이 바로 왔다. 약속을 정하고 서로 만나서 문제를 논의할 수 있었고, 빠른 시간 안에 해결이 되었다. 격식은 낮추고 서로에게 의미 있는 것을 설명하는 것으로 빠르게 접근하면 되는 것이었다. 


사실 거절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거절하였을 때는 그저 “Why?”라고 물어보자. 거절한 이유안에 내가 찾고자 하는 해결방안이 있을 수 있으므로, 머리 싸매지 말고 격식 없이 빠르게 요청해보는 것은 어쨌든 도움이 된다.


나의 고민과 부탁을 적어본다.

스스로 정체되어 힘겨울 때, 나의 고민과 부탁할 사항을 적어본다. 물론, 다른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면 나의 역량 한계 안에서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한계 밖이라면 거절하면 된다. 도움을 요청해 봐라, 그리고 때로는 거절을 해 봐라. 도움과 거절은 동전의 양면이지만, 도움을 요청하였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하는지, 거절을 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잘 모르고 있던 그 사람과 나의 관계가 정해진다.


지난 일 년을 돌아보니, 부탁과 조언을 요청하러 온 많은 이들이 새삼스럽게 고맙다. 직접 찾아오고 이메일을 보낼 정도면 그들은 여러 번 고민하였을 것이라고 여기고, 정성을 다하여 답을 하게 된다. 그들이 도움을 요청한 고민은 나의 고민이었기에, 내가 그들에게 도움을 베푼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내 고민을 꺼내어 준 것이다. 


물질적인 것을 부탁하는 것이 아닐 때, 학교와 직장에서 문제 해결 방법론을 묻고, 고민과 진로 상담에 대한 도움을 부탁하는 행위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단순한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 지금도 매우 어렵다. 행동을 먼저 하면 생각이 따라온다고 하는 데, 어쩔 수 없이 주춤하게 된다. 


모든 기적은 아주 단순한 행동에서 시작한다.

“잠시 시간 좀 있어요?”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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