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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28 [,]

비워야 채우지

by 여백


언제나 그랬듯, 이전의 사랑은 다 잊었다는 듯,

나는 또 다른 사랑을 찾아 헤맸다.

몇 번의 소개팅에 실패하며 그냥저냥 시간은 흘러갔.

그러다 어느 순간, 잠시 숨을 고르고 보니, 카톡에서조차 높은 텐션이 느껴지는 한 남자분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


나는 만나기 전 절대로, 아니 거의 통화를 하지 않지만, 만나기 직전에 그 사람이 어디 있는지 찾기 위해, 사실은 목소리가 궁금하여 전화를 해볼 때가 있다.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한 나는 망원역에 내려 지하철 출구 쪽으로 향했고, 주차를 하고 있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멀리서 보이는 신호등 건너편의 저 남자가 내가 만날 남자가 맞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똑 부러지는 발음과 정갈한 목소리,

남 앞에서 말을 많이 해본 듯한 억양과 어조,

저음이 울리는 남자다운 목소리는 아니지만 자신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있는 듯한 느낌.


설레었다.

첫 느낌이 좋았다.

또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걸까?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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