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arate Lives

Phil Collincs & Marilyn Martin

by 심내음

(*제목에 있는 음악을 들으시면서 읽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몇 번이고 고민하다가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몇 시간을 그 회의 때문에 날아와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해야 하지만 지금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잠에 들 수가 없을 것 같았다. 호텔 창밖으로 저렇게 많은 불들이 밝게 반짝이고 활기차게 움직이는데 보는 마음은 너무 무겁고 어두웠다.


컵을 집어 커피를 입에 가져갔다. 에스프레소가 달게 느껴졌다. 좀 더 쓴 맛을 마시고 싶어 네스프레소(Nespresso) 캡슐 케이스를 열었다. 평소엔 잘 쳐다보지 않던 이스피라치오네 피렌체 아르페지오(Ispirazione Firenze Arpeggio)가 눈에 들어왔다. 캡슐을 집어 투입구에 밀어 넣자 뜨거운 김과 함께 로스팅 향이 방 안에 퍼지기 시작했다. 조금은 안정이 되는 듯했다. 컵을 다시 집어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이 머그잔에 담긴 커피에는 정말 단 한 방울의 우유나 단 1g의 설탕도 용납할 수 있는 공간은 없는 것 같았다.

놔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다시 와달라고 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러게 말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다. 어느 날 훌쩍 떠나 이렇게 서로를 따로 떨어져 살게 만든 그 사람이 처음엔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둘 사이에 담을 만들고 그 담을 단단하고 더 견고하게 만들었던 그 사람이 옳은 결정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의 말대로 서로가 각자 자기 스타일대로 상대를 좋아하면 그것 때문에 서로가 자연스럽게 고립된다는 게 맞는 것 같다. 그 사람의 말대로 서로의 시간에 매달려 각자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게 맞는 것 같다. 그 사람의 말대로 되는 게 그냥 이렇게 되는 게 그냥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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