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by It's Cold Outside

Ela Fitzgerald / Louis Jordan & His Tymp

by 심내음

"내가 말이야 스노우볼을 바닥에 또르르 굴렸거든. 그런데 그게 바닥을 또르르 굴러가더니 그 여자 구두에 부딪혀서 딱 멈추더라고"


루이스는 신이 나서 테이블에 앉은 친구들에게 연신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을 했다.


" 이건 그냥 천사야 천사. 여신이라고. 너무 예뻐서 광채가 나고 그걸 보다가 장님이 될 뻔했어. 이게 말이나 되니,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에 이렇게 운명의 사람을 만난 거야. 왜 좀 더 일찍 만나지 못했을까. 여기요~ 맥주 한 잔씩 더 주세요~ 마셔 마셔 오늘은 내가 살게~!! "


레스토랑의 밖은 매우 추웠지만 하늘에서 내리고 있는 동글동글 구슬 같은 흰 눈과 길에 솜처럼 덮여 있는 눈 때문에 오히려 따뜻하게 보였다. 루이스가 친구들에게 얼마 전 만난 여자 친구를 자랑하는 모습이 창을 통해서 마치 TV를 보듯 중계가 되었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신이 났을까 궁금했고 루이스의 웃음에 슬쩍 따라서 미소를 짓게 되었다.


루이스가 또 한 번 친구들에게 돌릴 맥주를 주문할 때쯤 엘라는 지하철 출입구를 올라가고 있었다. 계단을 오르다 갑자기 자신이 신고 있던 파란 구두에 눈이 갔다. 얼마 전에도 무심결에 구두를 보다가 구두 앞에 떨어진 스노우볼을 보게 되었고 그러고 나서 루이스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 누구지? '


약속 장소로 바쁘게 걷고 있는 엘라에게 전화가 왔다. 엘라는 전화를 받으려고 장갑을 벗으려 했는데 잘 벗겨지지 않았다. 이것도 그가 사준 것이었다. 만날 때마다 뭘 그렇게 사주고 해주려고 하는지. 장갑은 약간 작아 손에서 잘 벗겨지지 않았지만 그가 길을 걷다가 색깔이 엘라의 코트와 너무 잘 어울린다고 사준 장갑이라 그냥 좀 불편해도 이번 주 내내 끼고 다니고 있다.


" 루이스 "

" 엘라, 미안해 잘 오고 있는지 걱정돼서 전화했어 "

" 응 잘 가고 있어요. 아직 약속 시간 안 됐는데? "

" 알아, 미안해. 난 여기 와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천천히 아니 아니 내 친구들이 빨리 보고 싶어 하니까 빨리 아니 아니 눈 길이 미끄러우니까 그냥 천천히 와. 녀석들은 내가 그냥 좀 기다리라고 하면 돼 "

" 호호 알았어요. 좀 이따 봐요 "

" 우리 좀 이따 보는 거 맞지? 아직도 참 가끔 꿈인지 생신지. 아 쓸데없는 소리를 했네. 눈이 많이 오니까 조심해서 오고~~ 이따 봐~~"


엘라는 그냥 웃음만 나왔다. 저기 멀리 그와 만나기로 한 레스토랑 간판이 보이는 것 같다. 일찍 도착했지만 그대로 그 남자를 만나기는 조금 그래서 근처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 하고 시간에 맞추어 약속 장소로 가려고 했는데 그냥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루이스에게는 그냥 있는 그대로 해도 될 것 같았다. 레스토랑의 루이스에게 가는 엘라의 발걸음은 길 위에 솜과 같은 눈에 포근하게 감싸져 따뜻하게 느껴졌고 그녀의 뒷모습도 너무도 사랑스럽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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