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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은 뒤에서 묵묵히 해주세요.

아니면 직접 하시면 어떨까요

by 심내음

살다 보면 자기가 직접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뒤에서 돕는 경우가 있다. 자녀들의 취업과 진학을 지원하고 남편의 승진과 성공을 내조하며 아내의 창업과 재취업을 지원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응원을 하는 사람과 응원을 받는 사람이 종종 갈등에 쌓이게 된다. 서로 응원하고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인데 왜 갈등이 생길까?


1.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목표와 꿈을 대입하지 말자


"엄마 아빠는 어릴 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안되었는데 너희들은 공부만 전념하면 되고 얼마나 좋니? 왜 공부를 열심히 안 하니 왜 1등을 못하니"


부모들은 자녀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지원을 했으니 이 정도는 자녀들에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녀가 반에서 1등을 못하면 반에서 1등을, 그다음 전교 1등을, 그다음 전국 1등을 원하게 된다. 왜냐하면 나는 돈을 벌어오고 옷을 사주며 학원에 보내주니까. 하지만 자녀들이 부모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고 아쉽지만 만약 자녀가 원하는 만큼 공부를 안 해주면 현실적으로 그것을 강요하고 끌고 갈 수는 없다. 동기부여를 하고 설득을 하는 정도가 최선의 안일 것이다.


하지만 혼동하지 말자. 자녀는 물론 상대가 자신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게 자신을 괴롭히면 자기 자신이 직접 하자. 서울대에 보내고 싶으면 돈을 벌고 싶으면 예쁘고 건강한 몸을 가지고 싶으면 제발 자기 자신이 직접 성취하자. 내가 이렇게 지원하는데 너는 왜 못하니 하면서 상대를 몰아붙이지 말자. 아무도 이렇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지원해달라고 말한 적은 없다. 나는 이렇게 너를 돕는데 왜 너는 이렇게 밖에 못하니 하면서 결론이 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


2. 응원은 묵묵히 하자


응원은 선수를 뒤에서 힘이 나게 해주는 것이 목적이다. 선수를 대신해서 뛰어서도 안되고 선수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도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 물론 자기 생각에 응원을 열심히 하는데 선수가 잘 뛰지 못하고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분명 실망스럽다. 하지만 그렇다고 응원이 도가 지나치면 그것은 이미 응원으로서 의미를 잃는다. 내가 사랑한다고 해서 가족이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지원을 하고 선수를 괴롭히는 것은 더 이상 응원이 아니다.


3. '잘 되면 다 네가 좋은 거지 나는 좋은 것 없다'는 사실이 아니다.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가면 자녀만 좋은 건 아니다. 배우자가 회사에서 승진하거나 돈을 벌어 성공하면 그 당사자만 좋은 게 아니다 그런데 아직도 선수가 자신의 기준에 만족스럽지 않으면 잘 되면 나에게는 이득이 없고 다 선수인 네가 좋은 건데 왜 그렇게 안 하냐고 다그친다. 그런 거짓에서 선수와 응원자는 감정의 갈등이 생기고 선수의 의욕은 떨어진다. 솔직히 얘기하고 공유하자. 성적이 잘 나오면 아빠 엄마도 기쁘고 자랑할 수 있어서 좋고 너도 칭찬받고 용돈 더 받을 수 있어서 좋다고 솔직히 얘기하자. 자신의 응원을 헌신적인 척 포장을 하지 말자. 정말 헌신적인 응원자는 응원을 하면서 상대에게 기대하거나 요구하지 않고 묵묵히 응원한다.


4. 자신의 꿈인지 선수의 꿈인지 구별하자


선수가 시합에서 이기거나 그 성적을 내면 그 선수에게 큰 성취감과 기쁨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가 그걸 못해낸다면 그리고 그 성적과 성취감을 원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강요하지 말자. 응원자의 꿈과 목표를 다른 존재에게 대입하고 강요하는 것은 좋지 않다. 정말 그 목표를 못 이루는 것이 아쉬우면 응원자가 직접 하자. 나는 이미 나이가 많고 나는 그럴 환경이 아니고 등등의 이유를 대지 말자. 정말 그 목표를 이루고 싶다면 그런 환경은 핑계가 될 뿐이다. 우리는 이미 주변에 나이를 극복하고 학교에 입학하거나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했거나 패션모델에 데뷔한 경우는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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