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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27. 2024

-  파도는 사랑을 남긴다

-  파도는 사랑을 남긴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우리가 떠난 이곳에

지난 마음을 달래어 위로해 주는

바닷가의 사랑이

뭍에 빠졌다


석양이 수평선 끝에 사라지는

서해바다가 잔잔하게

밀려왔다 떠나가는

그곳에


우리가 서로 말없이 바라보던

수평선 너머에 있을

이데아를 꿈꾸면서


파도가 썸을 탄다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치며

포말을 일으키듯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파도가 춤을 춘다


파도가 썰물일 때

 썸을 타고

파도가 밀물일 때

그대가 썸을 탄다


그러나 우리

서로의 물때를 몰랐다

바다가 간조일 때

우리 사랑에 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윽고

바다로 떠난 파도는

간조가 되어 돌아오지 못해

나는 그곳에서 파도에 떠내려간

사랑의 표식을 기억하기로 했다


훗날에 다시

그곳에 잊힌

되돌아올 파도에 썸을

기다리면서

2024.10.27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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