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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가 하루켄 Apr 29. 2020

글을 혼자만 간직해야 할까?

써 놓는 글, 자주 읽는 실험하기

왜 나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일까? 


말로 해도 되는데 굳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말과 글은 뭐가 다른 것일까?  지금부터 쓰는 이야기는 순전히 나.라는 개인 성향이다. 책이나 글을 읽으면 저자의 생각을 따라하고 싶어진다. 나보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니까, 책도 쓰고 강연도 할것이라 생각한다.   글쓰기 강좌, 독립 서적 만들기 강의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다. 


예전에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를 때는 글쓰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막연했다. 글은 이렇게 써야한다는 일반론에 귀가 쫑긋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따라서 글을 써야 되는 줄 알았다.  서점에 나가서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콘셉트를 찾아낸다.  그 콘셉트에 맞게 목차를 구성한다.  각장에 꼭 들어가야 할 키워드를 넣고,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글을 작성한다.  상당히 체계적이고 글쓰기의 법칙 같은 느낌을 받는다. 정말 그럴까?


최소한 나 같은 성향에게는 맞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사람은 각자 다르다.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wpi 심리에서는 크게 5가지로 구분한다. 그중에서 내 성향은 아이디얼리스트 성향이다.  쉽게 말해서 남하고 다르게 살아가길 좋아한다.  틀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조직생활, 인관관계에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글쓰기 강사들이 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고, 책 만들기 수업에 나오는 것처럼 책을 구성하면 답답함을 느낀다.  뭐가 나를 옥죄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싫다.  



글쓰기 수업이란 게 무엇일까?   


과연 글쓰기를 선생님이 가르쳐서 깨우칠 수 있는 것일까?  좋은 글은 어떤 글일까?  좋은 글이라는 기준을 따르며, 그 방법을 따라가며 쓰는 글이 좋은 글일까?  사람들이 원하는 글을 써야 책도 팔리고, 인기를 얻게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내 성향은 바로 고개를 옆으로 돌리게 된다. 

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거야.  


홀로 고독하게 혼자만의 이야기를 할지도 모른다.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자신이 알아낸 인생의 비밀, 세상의 비밀을 혼자 열심히 쓰고 떠든다.  혼자 고독하게 죽어간 고호와 같은 삶을 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라는 한 개인으로, 나의 독특함을 꺼내서 세상과 공유하고, 그 생각을 함께 나누며 살고 싶다. 


수련의 시간이 필요했다. 


뭔가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서 글을 썼다.  나 스스로도 나를 알지 못했기에 꺼내 올리는 생각이 글로 바뀌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움이 그대로 묻어 나왔다.  상당히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뭐가 표현을 해야 하는데, 나온 그 결과물을 내 생각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 글들을 두 번 다시 보기 싫어졌다.  천재가 아닌 이상, 초고를 읽고 또 읽으면서 다듬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이곳 브런치에 있는 글들은 어느 순간 먼지가 뽀얗게 쌓여있게 되었다. 

써 놓은 글을 다시 읽고 또 읽고, 다시 쓰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그 과정이 없이 그저 그 당시의 생각을 써 놓은 원고는 시간이 지나서 또 다른 글에 다시 등장한다.  발전이 없이 재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똑같은 이야기를 1년 전에도  하고 있다.  글만 쓰고 찾아 읽지 않으니 비슷한 글의  반복이다..  도플갱어처럼 1년 전 글에 지금의 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1년이란 시간이 갑자기 뒷걸음친다.


“ 글을 혼자만 간직해야 할까?  세상과 공유해야 할까?  “


브런치에 올린 글, 블로그에 써 놓은 글,  구글 문서에 써 둔 일기 같은 기록들. 이 글들을 어떻게 통합하고 정리를 해야 할까?  다시 글을 읽고, 말로 하고, 유튜브 영상으로 찍으면서 계속 내 생각을 정리하고, 다듬어야 한다.  말 되지 않는 글을 말 되는 글로,  얘기가 통하는 않는 말을 계속하면서 나 스스로 납득할 수 있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글이란 게 일기장에 혼자서 써 두어서는 발전과 성장이 없다. 인간 심리가 묘한 게 다른 사람의 시선이 없으면 성장 발전하지 못하는 것 같다. 혼자만의 있어서는 그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 


정리를 어떻게 하지?


독립 서적 <어쩌다 심리> 초고를 쓰기 위해서 브런치에 100일간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기록들을 웬만하면 지우지 않고 봉인해두고 있다.  나의 혼란스러웠던 그 시기를 적정 수준으로 봉인하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브런치의 특성상 그 글들을 검색하기 어렵다.  브런치 북의 목차가 30개다.  테마별로 각 30개 글로 브런치 북을 만들고, 그 나머지 글들은 블로그로 이동시키자.  블로그는 검색도 편하고, 삭제하고 싶은 글들도 저장하는 기분으로 블로그에 두면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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