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화 증상
뉴욕대 재활의학과 존 사노 교수가 오랜 세월 임상경험을 토대로 쓴 책 <통증 혁명>을 보면, 심리와 신경계 통증의 밀접한 관련성을 설명한다. wpi 심리를 공부하면서 통증과 심리가 연결돼있음을 경험을 통해서 느끼게 된다.
“왜 태어났을까? “
“왜 살아가는가?”
존재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규정하는 질문을 던져 본 적 있는가? 학교 다니고, 회사 취직하고 돈 벌고 술 먹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다들 그렇게 살지 않는가? 어느덧 사회적 관계 속에 내 존재는 희미하게 묻혀버렸다. 가족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제적 불안정으로 인한 불안감. 허리디스크에 통증이 온다. 대출 문제가 발생했다. 더 이상 대출을 안 받으려고 했는데 대출을 받으면서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된다. 10년 전보다 5배 이상의 허리 디스크 통증을 느꼈다.
통증이 너무 심해 종합병원을 찾아간다. 척추주사 대신 약 처방을 받아서 2달 정도 복용한다. 약을 먹으면 계속 잔다. 좌골신경통으로 골반부터 발끝까지 통증이 내려가는 전형적인 증세였다. 밤에는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낮에는 한의원에서 침을 맞으면 대증요법으로 견디길 6개월. 10년 전, 폐업을 결정했을 때도 허리디스크가 있었다. 심리적 불안이 허리디스크 통증을 유발한 건 아닐까?
또 하나의 심인성 증상은 눈의 불편함이다. 노안으로 안과에 갔는데 백내장 초기 증상 진단을 받았다. 전문적인 병원으로 옮겨 백내장 검사, 황반 변색 검사 등 다양한 정밀 검사를 했다. 백내장 초기지만 시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 한다. 시력검사에는 1.0이 나오는데 체감하는 시력은 0.2 정도로 느껴진다. 빛 번짐 현상이 있어서 사물이 흐리게 보인다. 교통 표지판이 흐릿하게 보인다. 정확한 원인이 없다.
“ 태국에 가서 한 달간 푹 쉬면서 매일 마사지만 받아봐요, 한 달이면 낫죠 “
“ 심리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겠네요? “
“ 사는 게 다들 그렇죠. 다 팽개 치고 한 달간 수 있나요, 어디 “
“ 그러네요. 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
속으로만 생각한다.
" 태국이라. 진짜 가볼까? 못 갈 이유가 또 뭐야 ? "
허리 부분은 많이 나아졌다. 어떨 때 아픈가 생각했더니 제사 지낼 때 많이 아프다. 가족 모임때 통증이 발생한다. 패턴이 보인다. 그즈음에 심하게 감기를 앓게 된다. 심리적 갈등이 극대화되는 시기다. 심리적으로 불편한 게 몸으로 반응이 오는구나. 척추 부분이 제2의 뇌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불안을 몸이 통증 신호로 계속 보내는 신체화 증상이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뻔한 이유로 퉁치지 말고, 자신이 언제 큰 병을 앓았는지, 그즈음에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힘들었던 것이 무엇인지 찾아볼 필요가 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통증이 있다면, 그 패턴 속에 분명 심리적인 원인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 원인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통증을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녹취를 통한 자기 치유 글쓰기와 WPI 심리 컨설팅
생계형 독립제작자, WPI 심리 연구가, <어쩌다 심리> 독립 서적 출간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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