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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가 하루켄 Sep 01. 2020

스스로 마감, 나만의 글쓰기 루틴

어쩌다 심리



하루 중 어떤 시간이 가장 신나고 재미있는 시간일까?  


아침 출근 전 식사를 마치고 간단하게 집 청소를 한 후, 원두커피를 한 잔 타서 책상에 앉는다.  아이패드 6세대를 켜고 구글 문서를 띄운 후 아이폰 시계로 30분 타이머를 작동한다.  쓰고 싶은 글의 소재를 잠시 생각하며 커피를 몇 모금 마신다. 


자, 슬슬 시작해볼까? 매일 시간을 정확하게 정해둔 것은 아니지만 집을 나서기 전에 꼭 한 꼭지씩 글을 쓴다.  아침에 글을 쓰는 시간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으로 내가 원하는 데로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어서 좋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셉션’에 보면 파리의 거리를 꿈속에서 상상으로 맘껏 설계하는 장면이 나온다.  찻길이 하늘로 거꾸로 매달려있고, 거리의 빌딩은 큐브처럼 자유롭게 꺾여서 새롭게 창조된다.  글을 쓸 때 내 마음속에 짜인 틀로 가득한 것들이 부서져 새롭게 창조되는듯한 통쾌함을 느낀다. 그 맛에 글을 쓰고 글들이 쌓여서 언젠가 책으로 만들어질 것이라 믿고 있다.  


초고이기에 구조를 생각하며, 또는 의미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지는 않는다. 이전에 글을 그런 방식으로 미리 어느 정도 기획을 한 후 써보려고 시도해본 적 있다. 내 경우에는 그렇게 글을 쓰면 글이 써지질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생각나는 데로 글을 쓰고 있다. 구글 드라이버에 올려두고 틈틈이 시간을 내서 글을 출력해서 수정하고, 그 수정본을 책 제목이 있는 폴더에 정리를 한다.  자꾸 수정을 하다 보면 글이 정리된다.  이런 루틴을 진행하는 데는 어떠한 막힘도 없고,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얼마 전 유튜브 채널을 만든 덕분에 영상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1년 전 파리 영상을 편집하고 그 영상에 자막을 넣어 유튜브에 업로드한다.  여기까지는 재미있는데 그 이후에 몇 가지 후반 작업을 하며 재미가 크게 반감돼버렸다.  예전에 블로그 마케팅했을 때가 생각나면서 뭔가 틀에 얽매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튜브 영상을 올린 후 제목에 맞는 키워드를 찾아서 넣고, 상세 내용 속에 3개의 태그를 삽입한다. 아래쪽에 있는 태그에도 효율 좋은 태그를 찾아내서 그런 키워드를 넣고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영상 콘텐츠가 좋으면 영상은 한방에 터질 수도 있는 게 유튜브 시장이니까.   


이렇게 알고리즘을 생각하고, 그 작업을 몇 개 하다 보니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찌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돼서 태그 효과로 트래픽이 크게 늘어나 많은 유저들이  유입돼서 들어온다고 치자.  들어온 유저들이 영상을 보고 마음에 들면 좋아요, 구독이 늘고 체류시간도 올라가게 된다. 반면에 콘텐츠에 공감하지 못하게 되면 피드백이 떨어지면서 태그의 효과는 크게 떨어질 것이다. 결국 영상 콘텐츠의 질이 좋아야 하고, 그 영상을 가장 잘 표현하는 태그를 넣었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  타 채널이 어떤 태그를 사용하고 있는지 연구할 필요도 있지만, 그 태그를 그대로 내 채널에 넣는다고 그런 효과가 있을 거라 기대했다가 크게 낙심할 것이다.


브런치를 글쓰기는 그런 면에서 홀가분한 자유로움을 주는 곳이다.  검색에 대한 알고리즘도 크게 작동하는 것 같지 않고, 브런치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다음 초기 화면에 올려주면 그런 날은 트래픽이 빵 터지는 다소 아날로그적인 방식의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것 같다.  이 방식이 오히려 글 쓰는 사람들에게 글만 생각할 수 있게 해 주고,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들게 하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지난밤 사이에 채널 구독자의 변화가 있나 살펴본다.  현재 구독자 235명. 영상 클립을 올리면 구독자가 몇 명씩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다행히 최근에 영상을 올리면 많지는 않지만 구독자가 한두 명씩 늘어나는 재미가 있다.  템포를 조절해야 할 시간인 것 같다.  내 에너지를 유튜브에 과하게 쓰면 글 쓰는 재미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명은 ‘주말엔, 브런치 영화 만들기’ 다.  주말에 영상편집을 했고, 주 중에는 글을 쓰고 글 편집을 하려 한다.  글과 영상이 따로 떨어진 게 아니라 글을 쓰고, 그 글을 영상으로 표현한다. 또 영상을 제작하고, 그 영상을 보고 느낀 걸 또 글로 표현하는 쌍방향 작업을 하면서 내 생각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글로서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는 영상이 만들어지지 않고, 영상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글이 써지지 않는다.  이 두 가지 작업을 끊임없이 하면서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 때 현재 삶의 고통이 반감되고, 그 고통을 직면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코로나 시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자영업자로서 힘들지만 살아남아야 하고, 또 다른 성장을 위해서 남들과 다른 나만의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 출근을 한다.  


파이팅 에브리바디

Today Haru I ken do it.



https://youtu.be/KOnU1u8N-ng


독립서적 <어쩌다 심리> 구입처

도쿄뷰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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