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스턴 NASA 존슨 스페이스 센터
바보처럼 나의 길을 간다.
달까지 간다.
닿을 수 없는 별에 닿기 위해 어둠 속으로 도약한 사람들을 본다.
인류 최초로 달에 도착한 닐 암스트롱이 내뱉은 첫 마디는 무엇이었을까?
휴스턴!
바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NASA 존슨 스페이스 센터를 부르는 말이었다. 1969년 7월, 그렇게 한 도시의 이름이 전세계에 울려 퍼졌다. 휴스턴은 물론, 텍사스주 사람들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자부심의 한 축이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인간을 달에 보내는 아폴로 계획을 지휘한 NASA의 존슨 스페이스 센터는 지금도 미국의 유인 우주 계획을 총괄한다. 이 곳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최대 인기 구역은 역시 아폴로 11호를 지휘한 지상관제센터다.
수많은 영화에 등장한 감격의 현장에 직접 서 본다.
위대한 관제실은 실제로 보면 놀랍도록 구식이다. 상상 이상으로 고색창연한 모니터와 기계식 다이얼 버튼으로 둘러싸인 허술해보이는 공간.
당시 이 방에는 지금의 디카 사진 한 장의 용량도 채 안되는 컴퓨터(라기 보다) 초대형 계산기가 한 대 있었을 뿐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노트북 같은 미래의 문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사람을 우주 저편 달로 보내다니.
당시 이 현장의 현역이었던 나레이터 할아버지가 말한다.
“믿겨지나요?
이걸 가지고 우리가 달에 갔어요.
오직 인간의 눈썹 위,
그 눈썹 위의 영역이 사람을 달에 보낸 겁니다.”
그가 가리킨 자신의 눈썹 위, 바로 브레인이다. 당대 최고의 엘리트들이 한자리에 모여 밤낮 없이 한 해 두 해 머리를 맞대고 시행착오와 싸우며 모은 지성의 총체다.
모두의 계산과 검증을 믿으며 머리 위 광활한 어둠 속으로 도약을 감행했다.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낡은 관제실을 바라보며 1969년의 여름날을 상상하니, 묘하게도 돈키호테가 떠올랐다. 인간 이성과 지성의 상징인 NASA 우주센터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라만차의 평원을 달려간 돈키호테가 보였다.
To Reach
the Unreachable Star!
센터 내부에는 거대한 실제 로켓과 함께 아폴로 계획의 연대기를 볼 수 있다. 당연하지만 닐 암스트롱이 탄 아폴로 11호는 한번에 달에 가지 않았다. 11호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그 앞에 수차례의 시도가 있었다.
아폴로 1호는 훈련 중 불에 타버려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아폴로 7호는 지구 궤도를 도는데 성공했다. 아폴로 8호는 달의 궤도를 도는데 성공했다.
아폴로 9, 10호의 최종점검이 있은 후, 마침내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이 달에 내렸다.
미지의 검은 바다를 향해 수많은 문제를 풀고 해답을 찾아낸 그들의 무모한 여정이 인류를 지구 아닌 우주공간에 서게 만들었다. 우직하게 나의 길을 걸어 달까지 간 인간들의 여정을 본다.
[휴스턴]
미국 남부 텍사스주의 항구도시. 멕시코만의 풍부한 석유자원에 힘입어 대표적인 정유공업도시로 성장했다. 근교에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을 지휘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센터가 자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