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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 Dec 12. 2017

영혼에 위안을 주는 아트

@ 뉴욕 현대미술관 MoMA


한 사람의 아티스트를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길을 잃고 방황할 때 힌트를 주는 예술의 세계를 본다.



뉴욕 현대 미술관의 부관장이 진행하는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훈훈하지만 다소 평범하고 무난했던 그날의 이야기가 끝나갈 때쯤 누군가 질문을 던졌다.


“아티스트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사뭇 궁금하면서도 어느 정도 답변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질문이었다. 재능, 독창성, 성실함, 멘토, 관찰력, 비판적 사고 등등의 답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데 백발이 성성한 관록의 디렉터는 의외로 골똘히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이윽고 나직하고 진지하게 던진 한 마디.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믿음?

묵직한 충격이 느껴졌다. 그건 미처 예상하지 못한 단어였다.



혁신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세계 최고의 현대 미술관 부관장이 가리키는 아티스트의 덕목이, 이제는 고대 성경에서나 찾아 볼 법한 단어라니. 그 갭과 믿음이라는 한 단어가 의미하는 묵직함에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름없이 사라져 간 수많은 루키부터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까지 지근 거리에서 지켜본 산증인의 말이기에 더욱 임팩트가 컸다.


이 길의 끝에 반드시 답이 있을 거라는 믿음.

나 자신에 대한 믿음.

내 작업이 누군가에게 닿아 세상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믿음.

그래서 끝까지 물고 늘어져 계속해서 홀로

한발 한발 나아가게 만드는 믿음.


결국 그 믿음이 한 명의 견고한 아티스트를 만들어 낸다. 작은 동심원이 세상으로 퍼져 나간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공명을 일으킨다. 세상이 본 적 없는 혁신이 시작된다.



오늘도 기약 없는 길을 가고 있을 미래의 아티스트에게


끊임없이 흔들리고

끊임없이 좌절하고

뒤돌아보고, 괴로워하고, 의문을 품으며

각자의 삶 위에서 분투하는 우리 모두에게

위안을 주는 한마디.


소중했던 나의 순간들 역시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이 글들을 쓴다.





[뉴욕현대미술관 MoMA]
첫 뉴욕 여행은 춥고 어두운 어느 겨울날이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뉴욕의 거리를 방황하다 한 빌딩 앞을 지났다. 딱히 주변보다 특별할 것 없어 보였던 그 건물이 바로, 뉴욕 현대미술관이었다. 정처없이 도시를 배회하는 현대인에게 위안을 건네기 딱 좋은, 격이 없는 입구를 낸 최고의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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