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미화 Jan 13. 2017

아이가 말했다_ (휴 잭맨 사진을 보며) 아빠!

어느 오후, 우리 셋은 카페에 들렀다.

잡지를 보던 내 옆으로 와서 흘깃대던 아이가 갑자기 말했다.

"아빠다!"


어리둥절해진 나와 남편은 아이의 시선이 멈춘  페이지를 동시에 들여다봤다.

거기엔 휴 잭맨의 시계 화보가 있었다.

남편은 순간 얼굴이 환해지며 외쳤다.

"아~ 그러네. 아빠지? 아빠 맞네!"


난 흠칫 놀라 물었다.

"다시 잘 볼래? 진짜 아빠 맞아?"

아이는 대답했다.

"응! 아빠랑 똑같아."


아이의 확신에 찬 대답은 내게 물음표를 남겼다.


며칠 뒤 언니네서 드라마를 보던 어느 주말,

내게 다가 온 아이가 티브이를 응시하며 말했다.

"엄마다!"


거기엔 최지우가 있었다.

난 순간 광대가 승천하는 걸 느꼈고, 옆에 있던 이모는 화들짝 놀라 쯧쯧거리며 말했다.


"에구... 우리애기 눈이 안 좋은가? 이상하네... "


아이 눈엔 역시 엄마, 아빠가 최고인가 보다.

멋진 남자, 예쁜 여자는 다 아빠, 엄마로 보이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그런데 아이의 이런 무조건적인 사랑은 끝까지 안 간다.


아이가 어른이 되면 무조건적인 사랑이 다시 향하는 곳은

'나의 부모'가 아니라, '나의 아이'임을 우리는 모두 안다.

내게 온 쪽으로 되돌아가는 공평한 방법은 아니지만 

꼭 틀린 방법도 아닌 것 같다. 

왜냐면, 사랑은 이어지니까.


그래서 난 오늘도 

나의 부모님이 내게 그랬던 것처럼

아이를 한번 더 꼭 안아주고, 따뜻한 시선으로 눈을 맞추어주고,

(당연히 너가 잘못은 했지만) 화내서 미안하다고, 너를 정말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내가 주는 이 사랑이 내게 되돌아오길 바라서가 아니라

정말 '그냥' 무조건적인 엄마 마음으로.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가 말했다_ 안녕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