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기술자 아저씨가 나를 고치러 왔어요.
“부딪힌 게 처음이 아닌가 봐요?”
기술자 아저씨가 나를 여기저기 살피며 물었어요.
“아닌데, 어제가 처음인데요······.”
주인아저씨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보세요. 흠집이 이곳저곳 많네요. 배달 전문 로봇은 수시로 닦으며 흠집이 생겼는지 살펴야 해요. 그래야 오래 사용할 수 있어요.”
기술자 아저씨가 혼내듯이 말했어요.
“아, 가끔. 배달이 밀린 날은 어쩔 수 없이 건너뛰긴 했어요.”
“가끔이 아닌 것 같은데요······. 어디보자, 서비스 기간이 지나서 수리를 하려면 비용이 발생하겠는걸요.”
“많이 비쌀까요?”
아저씨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어요.
“비용도 비용이지만 시간도 좀 걸려요. 한 달 정도요.”
“그렇게나 오래요? 그럼 장사는 어떻게 하라고요?”
“지금은 임시로 고친 거라 예전처럼 가방 안 온도 조절이 안 될 거예요.”
주인아저씨는 임시로 고친 나를 그냥 사용하기로 했어요.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나르는 데 문제는 없었어요. 하지만 배달을 가면 꼭 문제가 생겼어요. 아이스크림이 녹는다든지 모양이 일그러졌거든요.
내 배달 점수는 점점 낮아졌어요. 당연히 배달 주문도 줄고 꼬리를 흔들 일도 줄었어요.
“가게에서 많이 팔면 되지. 안 그래, 토토?”
아저씨가 나를 보며 말했어요. 나는 힘차게 꼬리를 흔들었어요.
하지만 가게에 테이블을 더 갖다 놓아도 손님은 늘지 않았어요. 아저씨의 한숨소리만 늘었어요. 곧 로봇이 직접 만들어주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생길 거라는 뉴스도 나왔어요.
나는 충전기 집에 있는 경우가 점점 많아졌어요.
“시간이 걸려도 고쳐서 쓰시지 그래요? 요즘처럼 손님도 없고 배달도 없을 때 말이에요. 여름이 되면 손님도 다시 많아질 텐데······.”
부동산 사장님이 아이스크림을 사러 왔다가 말했어요.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요. 그럴 가치가 있냐 말이죠.”
아저씨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어요.
“그렇긴 하죠. 앞으로 성능 좋은 로봇이 계속 나올 텐데······. 그럼 중고로 파시고 최신 제품을 사세요.”
부동산 사장님도 나를 쳐다봤어요.
나는 이곳에서 나의 쓸모가 곧 사라질 걸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