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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하 Sep 01. 2023

정을 배달하는 토토

“아, 오늘은 진짜 덥겠구나. 기온이 34도가 넘는다는데. 너 없었으면 사람들이 이 더운 날 책을 빌릴 생각도 못했을 거야.”

 매미 소리가 새벽부터 시끄럽게 들리던 날이었어요. 도서관 문을 열기가 무섭게 할아버지가 책 배달을 준비하며 말했어요.

 나는 동화책 세 권을 경서네 집으로 배달했어요. 경서네 엄마는 동화책을 꺼내고 가방에 수박과 편지를 넣었어요.

 “할아버지께 맛있게 드시라고 전해드려. 고맙다.”

 나는 수박을 가방에 담아 도서관으로 돌아왔어요. 수박과 편지를 받은 할아버지는 크게 웃으시며 그 수박을 반으로 잘라 편지와 함께 다시 가방에 담았어요.

 “반쪽은 책을 많이 기증해 주신 분께 드려야겠다. 네가 한 번 더 수고를 해야겠구나. 고맙다.”

 나는 꼬리를 흔들고 마을 끝 집으로 갔어요. 내가 수박 반쪽을 들고 가자 어두워 보였던 그분 얼굴이 환해졌어요. 그리고 편지를 써서 내 가방에 넣어 주었지요.

 “토토야, 네가 온 후로 도서관도 북적거리더니 서로 정도 나누게 되었구나.”

 편지를 받은 할아버지가 말했어요. 나는 꼬리를 힘차게 흔들었어요. 새로운 쓸모가 하나 더 늘어난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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